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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삶이 될 때 - 아무도 모르는 병에 걸린 스물다섯 젊은 의사의 생존 실화
데이비드 파젠바움 지음, 박종성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의사인 아버지와 봉사하는 삶을 사는 어머니의 자녀로 비교적 평탄하게 성장해가던 한 젊은이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행 앞에서 어떻게 좌절하지 않고 맞서 나가는지의 기록이 담긴 실화.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해도 좋을 운동선수였던 그가 어떠한 원인으로 발병하는건지도 모를 캐슬만병에 걸린 후 계속되는 재발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을수 있었던 이유들.
이 책의 서평을 지원할 때부터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었기도 하다.
작년 이맘쯤 어머니께서 갑작스레 유방암 진단을 받으셨고 한달도 안되는 사이 가슴 한쪽을 잃으셨고 호르몬제를 드시며 항암이 가능한 극히 초기였기에 오히려 감사하다고까지 생각하며 버텨냈지만 사실 같은 여성으로써 어머니의 한쪽 가슴 상실과 암이라는 진단은 단순히 '병'으로만 수용할 수는 없는 뭔가 더 큰 상실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당장은 아프신 어머니를 간병하는게 최우선이었지만 퇴원하신 후의 생활을 거들어 드리는 것 또한 환우의 보호자인 내겐 쉽지만은 않은 일들이었다. 그것은 어느 간병인의 말처럼 심리적 개입이 없을수 없는 것이다보니 수시로 찾아오는 불안감과 외로움, 나이 마흔을 넘기며 스스로의 건강도 돌아봐야 하는 사건들이 생기는 것과 겹치다보니 결코 단순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무기력이 엄습할 때쯤 이 책을 알게 됐고 참 다행스럽게도 책을 다 읽고나니 환우나 보호자가 투병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틀을 하나 가지게 된다.
자신의 병을 진단, 치료해줄 의사를 찾고 그를 신뢰하되 모든걸 그에게 맡긴채 수동적이지 말것.
의문을 갖고 질문하고 질문할 것. 스스로도 답을 찾아보고 노력할 것. 검색엔진을 통해 찾아내 알아내고 도움이 필요할땐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할 것.
캐슬만병은 희귀병에 속해 검색해도 별 정보가 없기에 저자는 자신이 의대생이라는 이점을 백분 활용했지만 환우나 보호자가 의사나 의료계통의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나 또한 이전엔 암에 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나 1년여를 지나오면서는 담당 의사가 하는 설명들을 별 무리없이 이해할 정도가 되었다.
거의 독학이었고 관련 암카페의 선배님들이 올려놓은 귀중한 경험담과 정보들이 그 기반이 되었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아마 지금 어떠한 병이든 갑자기 찾아온 병과 싸우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젊은 의사의 경험담이 앞으로의 투병 과정을 어떻게 계획해 가야 할지에 대해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강아지 구충제에 대한 논란이 큰 지금, 말미의 챕터에 나온 저자의 육종암으로 투병중인 삼촌의 케이스가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코 간과해선 안될 부분들에 대한 조언도 담고 있어 현직 의사의 환자나 보호자가 잘 짚어낼수 없는 부분들에 대한 실제적 조언이라 생각하고 읽으니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읽을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고 이미 진단받은 암과 또 언제 갑자기 올지 모를 그 원인조차 모를지 모를 병들 앞에서 왜 우리가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지 저자의 딸아이의 탄생에서 생각하는게 많아졌었다.
아픈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로하는 일들에 대해 회의가 생기고 스스로도 반복되는 질문들에 회의가 느껴져 지쳤을 때 재발에 대한, 다른 종의 암 발병 등 병에 대한 두려움을 쫓을 수 있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