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경제를 만나다 탄탄한 시장경제 3
김정호 지음 / 프리이코노미스쿨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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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코로 물을 빨아들일 수 없어 무릎 꿇고 입으로 물을 마시는 새끼 코끼리의 모습

 

 

몸집이 작아 호수를 건널 때 코만 내밀고 어미를 따라가는 새끼 코끼리의 모습.

건너고 난 후 다리만 젖은 어미에 비해 온 몸이 흠뻑 젖은 새끼 코끼리.

 

이 사진들을 보면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아마도 모든 생명체의 새끼들은 흐뭇하게 웃음 짓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코끼리는 무게가 수 톤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육상 동물이라서 그런지 작은 새끼 코끼리를 보면 더더욱 귀엽게만 느껴진다.

 

 

코끼리는 크게 아프리카코끼리와 아시아코끼리 두 종류로 나뉘며, 아프리카 사하라 남쪽 지역과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에 살고 있다. 코끼리는 기억력이 좋고 온순해서 사람이 쉽게 길들일 수 있기 때문에, 서커스에서 멋진 쇼를 보여 주는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덕분에 사람들은 서커스의 코끼리를 보고 웃고 즐기며 행복을 얻어간다.

 

 

인간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끼리. 코끼리도 지금 행복할까? 지금 코끼리의 생존 현황을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코끼리가 아프리카 대다수의 지역에서 멸종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코끼리를 지켜내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는 ‘코끼리 사냥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코끼리 멸종을 막는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한 답은 김정호 『법, 경제를 만나다』에 제시되어 있다.

 

 

책에서는 케냐짐바브웨에서의 사례가 등장한다. 케냐에서는 1977년에 모든 대형 야생동물들에 대한 사냥을 전면 금지했다. 과연 이러한 조치는 성공적이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다. 코끼리를 포획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프리카 현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원주민들이다. 그들이 코끼리를 포획하는 이유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함이고. 그런데 그들에게 코끼리를 잡지 말라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냥이 금지된 후에도 밀렵은 계속되었고 코끼리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었다. 1973년 167,000마리이던 코끼리의 숫자는 16년 후인 1989년 1/10도 안되는 16,000마리로 줄었다. 그 이후 국립공원을 지정하여 철저히 관리한 결과 32,000마리까지 증가하긴 했지만 원래의 숫자와는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다. - p. 28 中

 

 

그렇다면 짐바브웨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을까?

 

 

짐바브웨는 케냐와 매우 다른 방법으로 코끼리 멸종 문제에 대응했다. 코끼리 사냥을 금지하는 대신 지역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의 야생동물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부여했다. 코끼리를 죽이든 살리든 지역 주민들이 알아서 결정하게 했다. 토착자원에 대한 공동체 관리 사업CAMPFIRE: Communal Areas Management Programme for Indigenous Resources이라고 부르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짐바브웨의 표는 코끼리와 사자를 포함한 야생동물의 사냥 수수료를 보여준다. -p.29 中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조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

 

 

1989년 이 정책을 도입할 당시 코끼리 숫자는 4,000마리였는데, 2003년 현재 8,000마리로 증가했다. 다른 야생동물에서도 거의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에게 돌아간 이익이다. 1989년부터 2001년까지 9만 명의 주민이 2천 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였으며, 간접적인 효과까지 따지면 1억 달러의 경제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자기 동네 코끼리가 자기들 것이 되자 사람들이 코끼리 밀렵 대신 보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 pp. 29-30

 

 

이 사례는 경제학적 논리가 법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효과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예이다. 즉, 동물보호법에 경제학적 사유재산 논리가 개입됨으로써 성공적인 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다.

 

 

 

『법, 경제를 만나다』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법경제학이 우리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흥미롭게 설명해준다. 코끼리 보호법은 이 책의 <1장 재산권의 경제학>에서 제시되어 있는 한 가지 사례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들이 스토리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2장에서는 계약법의 경제학, 3장에서는 불법행위법과 형법의 경제학, 4장에서는 배임죄와 법치주의, 5장에서는 회사법과 경제학, 마지막 6장에서는 헌법과 경제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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