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내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가
이인실 지음 / FKI미디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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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경제학자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보이지 않는 손’을 제시한 애덤스미스, 대공황시절 ‘뉴딜정책’을 제시한 케인즈가 떠오른다. 이렇듯 우리는 흔히들 남성 경제학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금녀의 구역이라고 말할 만큼 남성중심의 영역이었던 경제학에서 성공을 거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인실 교이다.

 

 

그녀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제12대 통계청 청장, 한국경제학회 이사, 한국재정학회 감사,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 실장, 금융발전심의회의 정책분과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연구센터 소장 재정경제부 장관자문기구 금융발전심의회 정책분과위원회 위원,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조세연구실 실장, 하나경제연구소 금융조사팀 팀장...

 

 

‘남성도 이루기 어려웠을 일을 1970년대에 여성으로서 여성이 희소했던 분야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은 쉽게 들 수 있다. 하지만 그 고난의 여정을 몸소 체감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성공스토리는 이인실 교수의 『무엇이 내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가』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 둘째 딸이 살아남는 법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무도 잘 알아봐주지 않는 둘째 딸이었다. 이씨 집안에서는 다섯 번째 딸이었고 서열로 치면 존재감 없는 마지막이었다.” -p.38

 

 

그랬기 때문에 그녀는 어디서든 그녀의 존재감을 발휘하고자 튀어보려고 했다. 학교에서도 공부를 잘 해 튀기 보다는 손을 번쩍 들고 교실 앞을 나서 친구들을 웃길 줄 아는 ‘분위기 메이커였고 ‘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친구’였다. 원래 성격이 호탕하고 쾌활해서가 아니었다고 한다. 튀지 않고서는 묻혀 있어야만 했기 때문에 어디든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그녀 나름의 생존 방식이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이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이런 연습은 지금 그녀가 주체적인 여성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최선’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자산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녀는 지금까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했던 그녀는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일을 한 것일까? 책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고 보면 ‘최선’은 유동성이 참 큰 자산이란 생각이 든다. 언뜻 보기엔 그것이 자산이 될까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최선의 노력이 있을 때 그 결과는 생각지도 못한 최상의 산물로 대체된다. 나의 경우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성취감을 얻었고 사람을 얻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현금처럼 즉시 전환되는 자산은 아니지만 그 대가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니 훨씬 멋진 자산 아닌가.” -p.132 中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 한 일에 불평하며 남 탓을 하는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말인 듯하다. ‘최선을 다 했나?라고 자문했을 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있다면 자신이 한 일에 후회가 없을 텐데.. “나는 그 일에 최선을 다했어.”라고 쉽게 말을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직원들은 무서운 상어보다 부드러운 돌고래를 따른다

 

 

그녀의 이력을 살펴보면, 회장, 청장, 위원장 등 조직의 리더로서 활동한 경험이 많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떤 리더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녀는 ‘돌핀리더십(Dolphin Leadership)의 소유자였다. 남성 중심의 ‘샤크리더십(Shark Leadership)을 넘어서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통계청장으로 일했을 때 이 리더십은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부드러운 돌고래의 이미지로 직원들과 허물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었고, 돌고래의 강인함처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전문 조직으로 이끌어 나갔다.”고 그녀는 자신의 청장 때의 경험을 회고했다. 여성 리더가 드물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남성들과는 차별화된 리더십을 발휘했기에 조직을 훌륭하게 이끈 여성 리더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가정은 기회비용이 아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던 이인실 교수는 놀랍게도 독신이 아니다. ‘놀랍게도’라고 말한 이유는 직장인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는 조직의 리더로서 항상 많은 업무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에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고 양육하는 일은 매우 버거운 과제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직장에서 여성에 대한 복지가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게 될 경우 직장을 그만두는 현실이다. 이인실 교수도 이러한 문제를 모르는 것이 아니고 여성들의 고민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가정은 기회비용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녀에게 있어 일이나 가정은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이 가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가정의 기회비용은 일, 일의 기회비용은 가정이라는 공식에 찬성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녀가 일과 가정에 그녀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기에 현재의 행복한 엄마, 아내, 그리고 교수 이인실로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그녀는 많은 직장 여성들과 여성 리더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시도해 보기도 전에 두려워하고 포기한 적은 없는가? 또는 어떻게 하면 보람찬 인생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진 않은가? 그런 우리에게 『무엇이 내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가』‘할 수 있어!’, ‘최선을 다하자!’라고 외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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