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Where Would You Like To Go? K-픽션 14
김애란 지음, 제이미 챙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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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너무 깊은 슬픔은 오히려 드러낼 수 조차도 없다...

그래서 갈 곳을 잃고 마는 것...

 

말하고 싶지 않을 만큼,표현될 수 없을 만큼 지독하게도 외로워서 어떤것도 드러낼 수조차 없을 때가 있다.

너무도 일상적인 삶을 아무일 없듯이 살아간다.

그래서 슬픔인나 상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고 그것들이 싫어지는 어느 시점에 주인공 명지가 있는 듯 했다.

더우기 그립다,보고싶다는 말은 도무지 하기가 어려워지고 쉽게 나올 수도 없어진다.

걱정하던 주위 사람들이 오히려 그녀를 위로하려 하는대도 무덤덤하기만 하다.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말이다.

그것은 더욱 가슴이 먹먹하게 만들고 있었다.그 무덤덤함이...

눈물이라도 흘리든지,소리내어 울기라도 하면 속이라도 후련해 질지도 모를일인데 왠지 그것조차도 해본다 한들 별로 시원할것 같지가 않다.

시리라는 기계를 빌어서 감정을 위로 받으려 하지만 그것은 위로라기보다는 잊기위함과 같았다.어디하나 위로가 될 수가 없었다.스스로 치유하고 잊고 싶지만 그 곳곳에 남편의 존재는 스며들어 있었다.

마지막 지용의 누나의 편지가 명지를 눈물 흘리게 했다는 것은 비로소 인정하기 시작하는 것의 시작이고 인지하게 되는 지점 같다.

나역시 가슴에 무언가 뜨거움이 느껴지고 있었다.스르르 눈물이 나려 했다.

같은 사고에서 구하려 하던 남편과 그 구함을 대상이던 지용을 같이 잃은 두사람,명지와 지용누나만이 나눌 수 밖에 없는 감정들이다.

서로의 처지를 이미 알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지용누나의 편지에서 그 모든것이 깃들어 있는 듯이 느껴진다.

잊고 싶어서 그래서 애딘버러까지 갔지만 결코 잊지 못하던 그녀의 상처들을 지용누나가 힘든 몸으로 어렵게 쓴 편지 한통으로 서로가 공감하고 공유하던 아픔들이 녹아 있어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왠지 버림받은 느낌마저도 느껴야 했던 그 상처를 원망해야 했던 대상의 누나로 부터 받은 편지에서 그날의 그들을 각자의 그리움을,그 이름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아픔을 나누는 존재가 있다는 것으로 위로를 받고 갈피를 찾아가는 것이다.치유가 이루어질것만 같다.

나역시 누군가를 투영하려는 것이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아픔을 통해서 그를 이해하려는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그의 지금을 있게 한 그 모든 일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그 모습들을 공감 할 수있을 때 비로소 깊이가 생기고 찾아가도록 다가가도록 성찰하게 되는 계기가 되리란 것을 느낀다...


​소설<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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