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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재활용 쓰레기 분리에 있어서 열심히 공을 들인 정도로 상을 받는다 치면, 나는 충분히 상을 받을 수 있을거라 자부하면서 열심히 분리 배출했다. 비닐은 씻고 말려서 분리하고, 플라스틱 제품도 깨끗히 씻는 것은 기본이고, 재활용이 되는 부품과 안되는 부품을 분해해서 분리하고 종이컵도 내용물을 다 씻고 말려서 종이류에 분리하는등 내가 알고 있는 원칙대로 열심히 분리했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비닐류를 씻고 말려서 분리 배출 했는데 그게 재활용이 안된다는 것, 비닐류에서도 others 라고 표시된 것은 재활용 품목이 아니라는 것, 플라스틱의 대부분이 재활용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나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내가 쓴 시간과 노력이 헛되었다니, 그리고 그 수많은 비닐류와 플라스틱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1일 1쓰레기 1제로를 읽어보고자 한 건, 이런 나의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드는 이 죄책감을 좀 덜 수는 없을까.
결론은, '재활용은 최선이 아니라 최후의 수단'이라는 사실이다. 재활용을 잘 하는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재활용 의존도를 낮추고 쓰레기를 줄이는 것, 즉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이상적인 목표와 방향이지 정말로 쓰레기가 아예 안나올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사고 쓰고 버리는 모든 것을 진지하게 대하다 보면 덜 사고, 신중하게 소비하고,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제로 웨이스트'다."
[1일 1쓰레기 1제로] 중에서
책은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101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정말 세세한 항목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읽어갈수록 제로 웨이스트가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인데 누가 선뜻 하려고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렇게까지 하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말이 있지 않나. 처음부터 모든 면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할 수는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부터, 만만한 부분에서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소비가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필요하고 갖고 싶으면 손쉽게 살 수 있는 요즈음, 소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물건을 구매하기 전 몇 가지 질문을 통해 그 물건을 꼭 사야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책을 다 읽고나면, 이제부터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책에서 말한대로 '열심히'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며 살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시도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응원을 힘입어, 장바구니를 까먹지 않고 늘 챙겨나가고 생수병을 사들고 마시지 않고 텀블러에 물을 담아서 가지고 다니는 아주 작은 습관부터 잘 지켜나가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선택을 하자."
[1일 1쓰레기 1제로]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