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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관계 1
안테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7년 9월
평점 :
< 내 맘대로 키워드 >
: 현대물, 약간 판타지물? 능력남, 재벌남, 까칠녀, 유혹남, 거미와 나비, 소유욕, 수면증, 호접몽
< 주인공 소개 >
# 오지혜(26) : 발레리나
- 전생에 나비였던 여자. 콩쿠르에 나갔다 하면 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이 좋아 국립 발레단에 소속되어 있다. 한달 전 친구와 점집에 방문하게 되고 자신이 전생에 나비였다며 곧 점차 수면시간이 길어질거라는 이야길 듣는다. 하지만 허무맹랑하다며 무당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점점 늘어나는 수면 시간에 두려움을 느꼈던 지혜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아무 문제 없는 정상 판정을 받는다. 그렇게 수면으로 규칙적인 삶이 깨어지면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좋아하던 발레마저 그만두게 된다.
# 우진원(29) : 지오 그룹 전략 기획팀 상무
- 전생에 거미였던 남자.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능력, 재력으로 유명했으며 전담 파파라치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연예인 못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걸치고 있는 모든 것에 관심이 집중되며 유명인의 반열에 오른다.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 밑바닥부터 철처자게 계획할만큼, 실수를 용납못하는 성격이었으며, 자기관리가 꼼꼼한 편이다. 그리고 여자와 결혼에 그닥 관심없었던 진원은 한 여자를 만나면서 결혼과 여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다.
< 줄거리 >
수면시간에도 경계가 있음을 깨달은 지혜는 이틀은 자고, 이틀은 깨는 삶을 살기로 한다. 친구 선미의 도움으로 선미의 사촌오빠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 일을 하기로 하게 된다. 잠을 자지 않고 버티면서 일을 하다보니 기억력 감퇴, 인지능력 저하, 멍한 상태가 되면서 클럽에 방문한 진원을 보고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실수를 저지른다. 진원은 자신에게 실수를 한 여자가 일부로 자신을 유혹하기 위하여 저지른 행동이라 오해한다. 실수를 저지른 지혜를 보며 그녀를 추천해준 자신의 사촌동생이 원망스럽고, 진원은 그녀를 도와주고자 클럽측에서 바라는 바를 들어준다. 자신의 실수를 어느정도 느끼고 있던 그녀는 진원을 따라 그와 함께 호텔을 방문하고, 피곤함에 잠들어 버린다. 일어나자마자 데스크에 전화하여 날짜를 확인하고, 자신이 여섯시간만에 잠에서 깼다는 사실에 신기해한다. 그가 거미임을 직감하자, 의사조차 구제하지 못한 자신을 그 남자가 구제할 수 있다는 사실과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기생해야 한다는 사실이 반갑지 않게 다가온다. 처음 본 남자에게 구걸할 바에 지금처럼 피고남에쩌든 삶이 훨씬 더 안정적이고 편안하다고 생각한 지혜는 진원을 멀리하기로 한다.
< 감상평 >
안테님이 집필하셨던 악불, 너중독을 거치면서 안테님의 작품은 아묻따가 되었다. 그전에 작품들은 무척 방대한 배경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던 소설이였는데 이번 소설은 그 전작들의 비해 무척 가벼운 배경,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된 요소로 시작되는 현대물 로맨스였다. 장자의 < 호접몽 > 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고 해서 신선했으며, 전생이 거미였던 남주와 나비였던 여주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가는지 무척 궁금했다. 전혀 막힘없이 이어지는 전개와 두 남녀의 밀당은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으며,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수면장애를 벗어나기 위해 거미같은 남자를 곁에 두어야함을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느끼는 거부감과 두려움에 그를 멀리하기 위해 계속 도망가고, 그 여자를 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여 옭아매는 남자의 모습은 정말 피식자와 포식자의 모습 같았다. 그리고 대중들의 관심과 인기를 한몸에 받고, 그들과 일상을 공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든 일의 계획적이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진원이 지혜와 엮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실수를 하고, 대중에게 비춰지는 모습과는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모습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비라는 기질을 타고나 발레리나라는 직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공연을 보여주면서 성취감을 느꼈을 지혜가 늘어난 수면시간으로 규칙적인 삶이 무너지면서 좋아하는 직업마저 관둔 채 다른 일을 알아봐야 했을 때는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변한 몸 패턴에 맞춰 적당한 규칙을 만들어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지혜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약간의 씁쓸함이 느껴졌고,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서도 자신이 버텨볼 수 있을 때까지는 알아서 해보려고 하는 게 강인해보이면서도 안쓰럽게 느껴졌다.
의사조차 구제하지 못하는 자신의 병을 진원이가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그를 밀어내는 지혜가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가는대로 하지 못하는 그 현실에 약간의 원망스러움? 그리고 어떤 여자든 탐내는 자신을 거침없이 뿌리치고, 밀어내는 지혜를 향해 정복욕을 들어내며 어떻게든 소유하려고 하는 진원이의 박력있는 모습에 절로 죽어있던 내 연애세포가 깨어나며, 심장이 콩닥콩닥 바운스를 하는 현상을 겪을 수 있었다. 밀당아닌 밀당을 시전해주시며,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두 남녀의 모습은 심심찮은 재미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소설 배경, 분위기, 주인공 설정, 모든 것이 정말 좋았고, 특이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작품을 재미나게 감상할 수 있었지만 총 완결편이 아닌 1권밖에 읽지 못하는 현실에 너무 아쉬웠다. 출판사가 나름 머리를 쓴게 아닐까 싶었다. 안테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작가님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 일지 무척 궁금해졌다. 그리고 새 작품 연재때마다 어떠한 반전이 숨어있을까, 어떠한 재미요소가 숨겨져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안테 작가님만의 상상력이 가득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 디앤씨미디어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