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도깨비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 1
홍영우 그림, 서정오 글 / 보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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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상하다? 얘가 도깨비 맞아?

제목은 분명 '정신없는 도깨비' 인데, 도깨비의 모습은 내가 알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머리에 뿔이 달리고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선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게 내가 알던 도깨비였는데...... '정신없는 도깨비'는 피부도 붉그스름하고 뿔도 없고 키도 서 발 장대만하게 크고 사람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게다가 이 도깨비는, 무섭지 않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옛 이야기 그림책이라고 해서, 어쩐지 고리타분할 것 같았는데, 붉은색 도깨비가 눈길을 끌어서 기대 없이 펼쳐 보았는데, 이야, 너무 좋잖아!

  가난한 농사꾼이, 장난기 많고 건망증 심한 도깨비를 만나 부자가 되었다. 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속에 너무나 많은 상징이 숨겨져 있었다. 그 안에는, 이야기 속에만 사는 어리숙하고 사랑스런 도깨비가 있고, 가난한 농사꾼이 부자 되는 이야기는 옛날 가난한 서민들이 살림이 넉넉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또 처음엔 귀엽고 어수룩한 도깨비를 골탕먹이는 농사꾼이 마냥 얄미웠지만 계속 생각해 보니 우리 선조들이 농사꾼을 통해 사람은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것을  에둘러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옛 이야기 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경험이 이토록 잘 녹아있구나, 새삼 느꼈다. 

할머니 입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 처럼 입말로  구수하게 쓰여진 서정오 선생님의 글도 좋고,  마치 옛날 수묵화에 빠져 들어간 듯이 우리의 땅과 하늘과 들이 펼쳐져 있는 홍영우 선생님의 그림도 참 좋다. 그 안에서 사랑스런 도깨비와 농사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랫만에, 마음이 꼭 드는 옛이야기 그림책이 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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