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적절한 균형 ㅣ 아시아 문학선 3
로힌턴 미스트리 지음, 손석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때때로 나는 아주 작은 문제로 고민이 될 때마다
곧 죽는다면 소용없는 이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며 스르르 놓아버릴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점점 나는 어떤 것에도 별로 흥분하지 않게 되었고,
삶이 다 그렇지 하는 심정으로 살게 되었다.
무기력하고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일상을 꾸역꾸역 채워가는 것이다.
'적절한 균형 a fine balance'
이 책은
그렇게 사그라들던 내 감성을 일깨워준 고마운 책이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막연하게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나였지만
살면서 '디나' 아주머니처럼 이리 저리 채이고, 그런 생각들은 저만큼 멀어져갔었다.
미망인이지만 여전히 곱고 아름답던 '디나'아주머니가
초라하고 다 늙은 할머니처럼 되었어도
늠름하고 순수했던 청년 '마넥'이 이국 땅에서 8년이란 시간 동안 변할 동안에도
착한 '이시바'와 '옴'이 거지로 전락하며 삶을 전전하게 되었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거짓말처럼 예전의 조각들을 붙일 수가 없는 어색한 사이가 되버렸다.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어떻게든 내 머리속으로 바꿔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그래
인생은 해피 엔딩이 아니구나.
그래서 가슴이 이렇게 아프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하는 구나.
그렇다고 해도 누가 디나 아줌마에게 잘못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녀가 이 거대한 세상 속에서 할 수 있는게 있었던가.
마넥이 타국 땅에 있었다고
이시바와 옴과 디나를 버리고 떠나면 안되었다고 탓할 수 있는가.
이시바와 옴이 가슴이 부글 부글 끓고 억울한 그 울부짖음 속에 있을 때
아무 것도 안했다고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다리가 그 지경이 되도록 조카를 돌보았다고 이시바를 바보라고 책망할 수 있는가.
거대한 인생의 굴레에서
우리는 그저 한 개인일 뿐이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각각 의지하고 기대임이 되고
서로가 손을 잡으며 살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언젠가 '초라한' 모습이 되겠지만,
그 때 추억할 젊은 시절을 만들어야겠다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