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하늘에서 사는 세상을 꿈꾸며
백순심 지음 / 설렘(SEOLREM)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 나는 장애인이면서 다른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나는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장애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내 아이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생각했는데

신체 건강하고 내 손을 잡고 간다면 세상 어디든 튼튼한 두 발로 걸을 수 있으니

발달이 조금 더딘 아이지만 장애 중에 상급이다 생각했었다.

26. 순심 : 난 등급 받는거 싫은데..

한우 : 왜?

순심 : 사람들은 나의 고유성은 무시한 채 장애등급에만 관심 있거든...

장애등급에 따른 차별에 스스로 갇혀 있던 셈이다.

아이의 장애등급을 아이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우리 아이는 다른 자폐 아이들과 달리

말을 하는 자폐 아이, 엄마를 좋아하는 자폐 아이, 친구들을 좋아하는 자폐 아이라

언젠가는 다른 일반 아이들과 같은 모습으로 변할 꺼라는 믿음을 가지고

아이를 다그치며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일과는 하루종일 둘째를 쫓아다니며 24시간을 함께 하는 엄마로 살기였다.

하루라도 몸이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이 아이에게 매달렸고

어쩌다가 자기 전까지 피곤하지 않은 날은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눌려있었다.

그와 동시에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아이를 가르치고 상호작용을 하도록 도우지만...

내 아이의 한계는 이렇습니다.. 하며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엄마였다.

109.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과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이들을 위한다는 모성애라는 가면 뒤에

장애인 엄마라서 저렇구나라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

차라리 그 시간에 부족한 잠을 보충했더라면

아이들에게 짜증을 덜 냈을 것 같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장애를 가진 엄마로서 아이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공표하는 것과 같이 느껴져 항상 피곤한 삶을 자청해서 살고 있던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고 그 시간에 잠을 푹 잤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나로, 엄마로, 여자로 살았을텐데...

110. 아이들은 자신들의 속도에 맞추어 자라야 하는데

나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내가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아이를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었다.

나는 항상 열심히 아이를 돌보고 케어하고 센터를 함께 다니며

쉼없이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

내 아이도 다른 아이들과 같이 아이일 뿐인데...

남들 시선이 두려워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던 것이구나~!

정말 책으로 많은 것들을 깨달았습니다.

116. 엄마이기 전에 여자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

작가님의 곰처럼 우직한 남편은 없지만...

주말에 쉼을 주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둘째를 재우기 위해 애쓰는 남편 덕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127. 장애인이라는 뜻

사람들에게 길게 사랑받는 사람

그리고 이제 9살이 되었지만 영원히 4살 아기처럼 사랑스러운 둘째 덕분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원히 사랑스러울것 같은 둘째와 함께 생활하고 함께 잠드는 것이 오늘도 힘들었고

내일도 힘들테지만...

그 또한 내 아이가 가진 여러가지 성격이나 특성 중의 하나일 뿐이며

영원히 사랑스러운 아들을 아주 길게 사랑해주고 싶네요~

작가님이 글쓰기를 통해 내적 치유를 맛보았든이

저도 엄방의 다양한 글쓰기를 함께 하면서 불안감은 조금씩 사라지고

오로지 나라는 사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어 행복합니다.

139. 나는 이제 아이와 나를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둘째의 컨디션이나 둘째의 에피소드에 따라서 들쭉날쭉해던 내 컨디션과 기분에서 이제는 정말 벗어나고 싶다.

꾸준한 글쓰기와 내면 들여다보기를 통해 나도 이제 아이와 나를 분리해

오로지 나라는 사람에 더욱 집중해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