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의 최후 북멘토 그림책 14
난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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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의 최후

저자 - 난주 / 출판 - 북멘토




책 제목을 딱 보자마자, '아 이거 얘들이 아주 흥미있어하겠다'싶은 <잔소리의 최후>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과 집에 돌아와 벗어 놓은 옷과 양말을 정리하지 않아서

제가 늘 "정리해야지 ~" 이야길 하면 순순히 "엄마~ 지금 할게요"하면서 정리를 합니다.

그런데 가끔 그 뉘앙스에서 '알아서 할테니 그만 잔소리해요~'가 느껴지기도 해요.


이제 '잔소리'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된 7살 첫째아이는

가끔 장난삼아 저에게 "엄마는 잔소리쟁이~"라고 하면서 둘째 빛나와 깔깔 웃을 때가 있답니다.

"엄마도 잔소리하기 싫어~ 너네가 잘하면 잔소리도 안해~"하고 말해주지만

어느덧 '엄마=잔소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아이들 시선에 마음 한편 섭섭함이 생기기도 하더라구요.


어릴 때 저도 그렇게 반복해서 듣던 엄마의 잔소리에 귀를 닫은 적도 있지만

제가 아이를 키우다보니 하기싫지만 해야하는 엄마의 잔소리가 이해가 되면서

이런 저의 마음을 아이들이 조금을 알아주길 바라게 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잔소리의 최후>를 요새 저녁 책읽는 시간이 되면

제가 책꽂이에서 직접 빼와서 아이들과 밤마다 읽고 있어요ㅋㅋ




이 책에는 뾰족뾰족 파란 안경을 쓴 고슴도치 엄마와

동글동글 귀여운 빨간 안경이 어울리는 고슴도치 아이가 나옵니다.


예상대로 잔소리하는 엄마와 잔소리가 듣기 싫은 아이.

잔소리를 피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끊임없이 날아오는 이거해라 저거해라~

한글을 잘 읽는 7살 첫째아이는 고슴도치 엄마가 하는 말을 보면서

"이거 엄마도 하는 말인데!" 하면서 손씻어, 뛰지마, 정리 좀해 문구를 하나하나 읽으며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빛나에게 알려주더라구요.


책 사이에 껴있는 고슴도치 아이의 괴로운 표정과 동시에

책 표지 밑에 적힌 Mama, 어머니 말씀, 엄마 출판사와 같은 단어가 보여 순간 웃음이 났어요.

센스있는 그림과 글이 어우려지며 이 상황에 대한 재미가 더해졌다고나 할까요 ^^





엄마의 잔소리에 대항하듯 아이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엄마의 일상을 관찰하고 살피는 아이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해요.

따라다니면서 꼬치꼬치 행동 하나하나에 이렇게 좀 하세요 저렇게 좀 하세요 주의를 주고 당부를 하죠.


활활 타오르는 엄마 고슴도치ㅋㅋ

잔소리를 하는 쪽에서 듣는 쪽으로 바꼈을 때의 감정이 잘 전해지는 장면입니다.

전 아직 아이들이 저한테 이런 참견들은 한 적이 없지만

제가 이 책의 엄마가 되어보면 저도 그만 좀 해라~~~~ 소리가 절로 나올 것도 같아요.


하지만 이 반격을 얼마 못갑니다.

'잔소리'에 필요한 '관심과 관찰'이 버거워지고 귀찮은 아이.

그리고 어느 사건을 계기로 깨닫게 됩니다.

아 잔소리는 엄마의 보살핌과 관심, 그리고 걱정과 사랑이 듬뿍 들어간 또다른 결과물이라는 것을 말이죠.

엄마와 아이는 오고 가는 잔소리 속에 들어있는 진정한 의미를 느끼며 마음을 나누게 됩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고슴도치 아이도 관찰에 대한 피로함을 느꼈듯이

사실 잔소리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내 시간, 내 에너지를 사용하는거잖아요.

관계없는 사람에게 잔소리를 할 일은 없거니와, 할 명분도 사실 없어보이긴 합니다.

나와 가까운 관계일수록 관심의 표현이 되고, 사랑이 담긴 속삭임이 되는 거겠죠.


'양치 좀 깨끗히 해라'는 내 이가 썩지않았음 하는 마음에서,

'뛰지마'는 내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골고루 좀 먹어'는 내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표현임을

저희집 두 녀석도 이 고슴도치 아이처럼 알아줬음 좋겠네요ㅎㅎ


그리고 고슴도치 엄마도 아이의 잔소리반격으로 인해 얄미움을 느끼는 걸 보면서

저 또한 앞으로 아이들의 입장을 좀 더 배려하면서 하고픈 이야기는 좀 더 부드럽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리 제가 이야길해도 무조건 듣기 싫다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될지 모를 일.

<잔소리의 최후>의 엄마, 아이가 느꼈듯 좀 더 유연하게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해 전하는 연습을 해보아야겠어요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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