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가 화났어!
필립 잘베르 지음, 김시아 옮김 / 올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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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가 화났어!






아이들은 모두 지금은 유치원을 다니고 있지만 어린이집 다닐 적, 늘 끼고 다니던 책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아이들이 한번씩은 접하게되는 '아기 왜지 삼형제'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들이 직접 준비한 연극을 보고선 아주 인상이 깊었는지

첫째 돼지~ 둘째 돼지~ 셋째 돼지~ 하면서 음을 넣어가며 참 좋아했어요.

유치원생이 된 두 아이 모두다 지금도 아기 돼지 삼형제 책을 보면 반가워합니다.


책마다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 스토리들도 있는데, 아기 돼지 삼형제는 어떤 책을 봐도 내용이 한결같습니다.

'늑대를 쫓아내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기 돼지 삼형제'의 결말, 익숙하시죠?


그런데 이 한결같은 이야기를 두고 아기 돼지 삼형제가 반란을 일으켰다네요.

늑대에게 늘 괴롭힘 당하고 집도 제대로 짓지 못하는 돼지를 햄으로 그만 좀 먹으라구요.

그리고 이야기책마다 나오는 괴롭힘의 대명사인 늑대도 화가 잔뜩 났어요.

다른 생명을 먹으면서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구요.


어떻게 하면 이 반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요 ?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 빨간 모자가 화났어! >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원래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옛날 옛적, 엄마를 떠난 아기 돼지 삼 형제가 있었어요.

첫째 돼지는 초가집을, 둘째 돼지는 나무집, 셋째 돼지는 벽돌집을 만들었어요.



라며 시작이 되어야 하는데 아기 돼지 삼형제가 중간에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마네요.

'그만!'이라며 외치는 아기 돼지 삼형제.






잔뜩 화가 난 표정의 아기 돼지 삼형제 친구들의 얼굴 보이시나요?

작가에게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언제까지 집도 못짓는 못난이로 만들거야?

기껏 만들어놓은 집을 늑대가 무너뜨리고, 그리고 도망을 다녀야하는 돼지 이야기가 싫은가봐요.


아이가 "그럼 집을 튼튼하게 지었어야지!"하고 돼지에게 한마디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아마 듣기 싫으니 작가에게 불만을 늘어놓는거겠죠?


그러더니, 빨간 모자가 잡아먹히는 건 못 참겠다며 등장해요.

하나 둘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반란을 일으키러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 중엔 늑대도 있어요.

늑대는 정확히 하자면 괴롭히는 쪽이지만 늑대 역시 이런 이미지를 원한 건 아닌지 동참합니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우리를 덜 먹고 욕심쟁이를 먹어라! 라고 외치는 아기 돼지

다른 생명을 먹으며 삶을 낭비하고 싶지않다는 늑대

장밋빛 인생을 보내고싶다는 빨간 모자



그리고 맨 앞에 서있는 저 소년은

<피터와 늑대>라고 하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러시아 음악 동화에 나오는 피터입니다.


오리를 먹어버린 늑대를 잡아내는 피터 이야기로 1940년에 아돌프 블룸이 발표했다고 해요.

저 소년은 늑대 사냥은 참을 수 없다며 반란을 시작했는데 팻말에 적힌 글 보이시나요?


이야기는 그만, 출연료를 지급하라!


하하 전 이 장면보고 한번 웃었어요.

요즘 시대에 걸맞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네요.







와, 작가가 드디어 주인공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어요.

작가와 주인공들의 대립구도에서 빛이 보이기 보이네요.


어떤 이야기의 결말을 가져다 줄까요?


아이들에게 아기 돼지 삼형제는 어떻게 됐을 것 같아? 물어봤더니

둘째는 "소세지는 안됐을 것 같아요, 화가 났으니까 화해를 해야해요"

첫째는 "늑대도 고기 싫다고 하니까 돼지들도 안 잡아먹혔을거야. 빨간 모자랑 친구가 됐겠지"


나름의 결말을 상상해봤어요.


아기 돼지 삼형제와 빨간 모자가 늑대의 괴롭힘없는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늑대는 고기 대신 뭘 먹으며 피부관리를 하게 될까요?


처음은 같아도 결말이 달라지는 이야기.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

모두가 납득할 수 없어도 재미있게 만들어진 이야기.

교훈이 딱히 없어도 행복함은 남는 이야기.


아이들의 사고력도 길러주고 상상력도 기를 수 있는 < 빨간 모자가 화났어! >

뻔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발상의 전환으로 아이들과 함께 결말을 상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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