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 - 신경숙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9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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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어있다고. 


그것이 픽션이든 무엇이든 간에. 『외딴방』은 소설이지만 픽션이라고 보기 힘든 소설이었다. 


작가의 어린시절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10대였을 때, 먼 시골에서 큰오빠가 있는 서울로 외사촌과 함께 상경하여 산업체 특급 학생의 신분으로


긴 시간을 보낸다. 내가 느낀 그녀의 모습은, 조용하고 마음이 여리면서 고집 있다는 것이었다. 


우물안에 쇠고랑을 던지게끔 하였던 무언가를, 그녀는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 




 사실 그녀가 부러웠다. 무언가를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마음. 그 강한 이끌림.


두렵지 않았을까? 꺼내면 너무나도 아파서 글자 하나 하나 나열하기 조차 힘들었을 과거를 쓰는 것이.


친구와의 대화에서 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나의 이야기, 나의 치부를 꺼내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제껏 누구에게도 제대로 꺼낸 적 없던 나의 기억들과, 숨겨진 속마음과, 나약함들을. 비겁한 마음을. 




 그녀가 『외딴방』에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까지 걸린 시간이 대략 20년 정도라면, 나는 과연 얼마나 걸릴지. 


글의 형태로든 어떤 형태로든 내 가슴 깊이 묻혀 있는 나의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풀어내야 할 숙제처럼 느껴졌다.


자신에게 떳떳해지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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