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문학의 탄생 - 한국문학을 K 문학으로 만든 번역 이야기
조의연 외 지음 / 김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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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엔 수많은 번역서가 있다. '수많은'이라고 표현해도 한참 모자랄 정도로, 국내 작가들의 서적 이상으로 많은 수의 책이다. 어쩌면 한국이 전 세계에 비하면 훨씬 작으니 당연할지도. 하여튼 그렇게 많은 해외 도서들이 국내로 들여져 오는 데엔 여러 번역가의 고뇌의 시간과 퇴고의 굴레 과정이 있었던 덕분에 이처럼 다채로운, 그리고 질 좋은 이야기들을 우리나라의 글로 읽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출간된 한국 문학, 책에서 이야기하는 K 문학 또한 국내 번역가들 혹은 해외 번역가들에 의해 수많은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외로 퍼져나갔다. 이 책은 그런 영광 뒤에 숨어있는 일등 공신, 번역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여러 번역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만큼 번역에 대한 시각도 가지각색이다. 최대한 원작에서 손을 대지 않고 곧이곧대로 번역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최대한 번역하는 언어의 국가가 가진 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열심히 다듬어서 완성해 내야 한다는 이야기 등등. 그와 함께 여러 문학을 다루고, 그 의미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번역의 일 뿐만 아니라 문학에 대해 관심이 많고, 한류, 콘텐츠 등에 열정을 쏟아내고 싶다면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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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글 감각 - 빨리감기의 시대, 말과 글을 만지고 사유하는 법
김경집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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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도 그렇고,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만 봐도 '글'의 인기는 상당히 줄어들어 있는 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정보에 열광하며 더 많은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사진, 영상을 주로 이용한다. 글처럼 곰곰이 생각하며 들여다볼 필요도 없으니 더할 나위 없다. 정작 나도 유튜브 영상들이 답답해 배속을 돌려놓기도 하고, 책도 좋아하지만, 웹툰을 즐겨보기도 하고 하염없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흘러 다니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선택했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한 적은 없다. 단지 그 행위가 내 삶에서 전반적인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고, 내가 그 일을 좋아하며 똑같이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해오고 있을 뿐이다. 이런 막연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유로 하는 일이기에 다른 이들에게 선뜻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추천하진 못했다. 그저 이미 좋아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도움을 주는 등의 일을 해왔을 뿐이다. 그런 탓인지 늘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매료시키는 것'에 대한 결핍이 늘 느껴졌다.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효과들을 검증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흥미를 느끼고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다.
이 책에선 말과 글의 특징과 각각이 가지는 효용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글을 멀리하는 시대에 어째서 글을 읽고 쓰는 행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지 설명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저명한 사업가, 세상을 바꾼 인물, 신기술을 만들어 내는 학자들은 모두 글에 파묻혀 살다시피 하며 그와 동시에 독서의 중요성을 항상 설파한다. 책에서는 그런 높은 위치에 올라선 이들이 그런 결과를 가질 수 있게 된 이유로 '글'을 들어 설명한다. 그들은 1차원적인 생각, 즉 판단을 넘어서 '생각에 대한 생각'을 통해 더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사고 과정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며, 그 능력 덕분에 다른 이들보다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기반이 생긴 것이다. 글을 읽으며 내가 알게 모르게 느낀 글에 대한 일이 가진 효과들을 더욱 확실히 할 수 있었다. '그때 그 느낌이 이거 덕분이구나', '내가 하는 일이 이런 효과도 있구나'하며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일이 정말 매끄럽게 이어졌다. 글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창작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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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향수 - The Dreamer 향기를 따라
진노랑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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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진득하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난 후각이 예민해 나 혹은 타인에게서 어떤 향이 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고, 특정한 향을 맡고 기억을 떠올리는 경험도 종종 있었기에 '향기'를 기억을 떠올리는 매개체이자 과거를 엿볼 수 있는 장치로 사용한 부분은 익숙하면서도 특별하다는 감정들을 동시에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매력적인 소재에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한올 한올 풀어나가는 스토리와 합쳐지니 더할 나위 없는 소설이 되었다.

읽으면서 판타지다운 소재가 풍기는 분위기와 인물들 간의 쌓인 감정을 특별한 기회를 통해 해소해 나가는 모습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소설의 전개에 있어 독자를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력이나 필력이 그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도 그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데 한몫했을 것이다. 다만 차이점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작가가 만들어 낸 배경과 특징들에 더 눈길이 끌린다면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복잡하게 얽힌 감정들을 쏟아내고, 이를 풀어나가는 대화의 과정에 더 눈길이 갔다는 것이다. 어떤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말하는지 하나하나 짚어보며, 그리고 떠올려 보며 읽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꼭 필요하며 이상적인 대화법을 소설의 형태로 배운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족 간의 유대감, 신뢰, 사랑의 가치를 되새기고 난 주변인들에게 잘하는 것일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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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들은 왜 이럴까 - 아주 사적인 공통 결혼사
배윤성 지음 / 글로서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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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의 글감이 되는 작가님의 결혼 이야기는 그리 밝지 않다. 결혼 전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결혼 이후 싹 달라진 남편. 남편 덕분에 인연이 맺어진 상당히 피곤한 스타일의 시어머니. 그 관계 사이에서 버티고 갈린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 책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내 경험이 이러했으니, 결혼해서는 안 된다'라는 1차원적이고 영양가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양분 삼아 타인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고, 어떤 태도가 결혼 생활을 망치게 되는지 그 이유 중 한 가지를 보여준다. 그러니까 이는 자신의 삶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미리 고칠 기회를 주는 이야기다.
오랜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낸다고 별말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완전히 틀려먹은 생각이다. 말로 표현해도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뒤틀어서 이해할 수도 있고, 말을 한 것도 자신이 듣고 싶은 부분만 기억하고 필요 없다 생각된 부분은 싹 잊어버려 서로 전혀 다른 기억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진심을 담아 비꼬거나 돌려 말하는 것 없이 솔직하게, 그리고 꾸준히 말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이 흔들림 없다는 것을 확신시켜 줄 수 있도록, 혹여나 오해하지 않도록. 부부간의 관계든, 부모자식관계든 친구 간의 관계든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 상대방에게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시킨다는 것은 정말 까다로운 일이고, 언제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 혹은 그보다 못한 상황으로 돌아가기 쉽다. 인간관계는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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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리더를 위한 인사이트
백종화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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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평 활동과 도서 마케팅을 하는 '지스'와 작가 활동을 하는 '무월' 2가지 일을 홀로 하다가 비전을 갖고 있는 주변 지인을 영입해 유튜브로 영역을 넓히고 '팀 지식인'으로 덩치를 키웠다. 애초에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지금을 내겐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되어 버겁더라도 홀로 일을 하는 걸 이어왔는데, 최근에는 여기엔 슬슬 한계를 느끼던 참이었고, 더욱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1인분의 열정에서 나오는 노동력보단 3인분이 단연코 더 생산성이 높을 것이라, 더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기에 팀을 꾸리고 확장하는 것을 결심했다. 다만 내가 여태껏 해온 역할은 지시를 따르고, 나에게 준 역할에서만 노력하는 구성원 역할 이상의 활동은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조별 과제 조장 정도가 한계였기에 지금의 위치에서도 더욱 효율을 높이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과 끌어나가는 리더의 입장 등을 열심히 공부 중이다.
이 책은 딱 지금 상황의 내게 필요한 이야기들을 집대성해 놓은 책이다. 스타트업 자문과 CEO 코칭, 대기업 리더 대상의 리더십과 조직문화 분야에 대해 코칭과 강의를 진행한 HR 전문가, 백종화 작가님의 책은 이미 숱한 산전수전을 겪어 온 경험에서 얻을 수 있었던 깨달음들을 정제하고 응축시켜 만들어 낸 인사이트들은 내가 지식인 팀을 운영하고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정보가 직관적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경직되고 고리타분한 조직문화가 아니라 책에서 이야기하는 더 자유로운 의견 조율과 개개인의 성장에 집중하여 큰 그림에서 성과를 더욱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의 구조는 '각자 잘할 수 있는 것,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을 통해 수익을 내고,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경험하여 우리의 수익을 월등히 넘는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하자'라는 생각의 실현에 엄청난 가속을 붙여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아마 난 한번 덩치를 키우기 시작한 이상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고 사람이 늘어날수록 그에게 맞는 운영 방식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게 될 때마다 이 책은 조직 운영에 있어 든든한 컨설턴트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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