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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피리 - 동화 속 범죄사건 추리 파일
찬호께이 지음, 문현선 옮김 / 검은숲 / 2021년 9월
평점 :
혹시 여러분은 동화 좋아하시나요?
동화가 너무 시시하다면
'실상은 그랬다'라는 잔혹동화는요?
제가 청소년기에 알고 보니 아름다운 동화가 아니라
백설 공주의 친엄마가 어쩌구
인어공주의 누구가 어쩌구
헨젤과 그레텔이 어쩌구 하는 동화를 많이 봤습니다 ㅎㅎ
특히 저는 추리소설을 아주 좋아합니다.
또는 김전일이라는 만화책도 광팬이구요 ㅎㅎ(전집 소장)
(이제는 코난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져서 못 보겠습니다 -_-)
그래서 오늘 포스팅할 책은
잔혹동화보다는 기존 동화를 기반으로 한 순한 추리소설입니다.
작가는 '찬호께이'라는 홍콩의 추리소설가인데,
특이하게도 홍콩 중문대학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과학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플롯 설정이
딱 맞아떨어지는 쾌감이 있었습니다.
엉성한 추리소설을 보면
떡밥을 흘려놓고도 나중에 회수하지 않아
독자로서 찝찝한 경우가 있는데
이 소설의 경우는 모든 떡밥을 회수하면서 일이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아주 통쾌하게 소설을 즐기면 됩니다. ^^
제목은 보시다시피 '마술피리'입니다.
이 단어를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피리 부는 사나이>를 떠오르게 됩니다.
작가는 16세기 유럽을 '인류 문명의 시작점이자 사람들이 미신에서 벗어나 이성을 추구해 추리가 성립되는 시대'라고 여겨 16세기를 배경으로 했다고 후기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즉 그 시대 사람들이 동요하며 휘둘렸을 법한,
마녀사냥, 마녀재판, 용, 기사, 아서왕, 마술, 마물 등이
사람들 입에서 계속해서 오르내리지만
우리의 주인공인 호프만 박사는 꿋꿋하게 진실을 밝혀내고 맙니다.
또한 14세기에 시작된 르네상스가 성숙해졌고,
16세기 일어난 종교개혁으로 새로운 세계 질서가 형성되려고 하는 시대이고,
인쇄술의 보급으로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전파되었으며
갈릴레오나 케플러, 데카르트 등의 인물로 인해
세상을 완전히 새롭게 보기 때문에
작가는 이 시대를 골랐다고 합니다.
"어쨌든 16세기 말을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는 플롯에서 추리가 통하고 진실에 대한 갈망이 절실해져야 우리의 주인공인 호프만 선생이 유용해질 수 있어서였다."
추리소설의 특성상
과도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더 이상은 말씀을 못 드리지만,
장담하는 한 가지는 '매우 똑똑한 책이다'라는 것입니다.
또한 현실 고증이 잘 되어 있고
그 당시 판사였던 귀족과 성직자의 관계,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의 관계 등을 잘 서술하고 있어서
약간은 세계사 공부의 느낌도 났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