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는 기계는 생각하는 기계가 될 수 있을까? - 인공지능을 만든 생각들의 역사와 철학 Editorial Science : 모두를 위한 과학 2
잭 코플랜드 지음, 박영대 옮김, 김재인 감수 / 에디토리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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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하는 기계는 생각하는 기계가 될 수 있을까?"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것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책 제목이 확 눈에 들어왔다. 이제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속에서, 기계는 단순히 계산하는 도구가 아닌, '머신러닝' 또는 '딥러닝'을 통해서 스스로 배우고 '인공지능'을 탑재한, 어쩌면 진짜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막상 받고 보니, 이 책의 원제는 "Artificial Intelligence: A Philosophical Introduction"이었다. 원제를 다시 읽어보니, AI와 관련된 수업 교재인가?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책의 첫 서문에 이 책은 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수업의 교재라는 것이다. 다시 대학생이 된 기분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책의 맨 앞장을 살펴보았다. (C) 1993. 27년에 인공지능에 대한 교재가 쓰였졌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계, 인공지능, 철학, 단순히 이런 단어들을 들으면 영미권 또는 유럽지역의 선진국 어디 옥스포드대학이나 하버드 대학교 교수 정도 되는 사람이 쓴 책이거니 싶었는데, 이 또한 편견이었다. 잭 코플랜드라는 이름이야 철학과 과학사에 문외한인 나에게 생소한 이름이라 처음듣겠거니 했지만, 저자는 영국도 미국도 아닌 뉴질랜드에 위치한 캔터베리대학교의 철학/논리학 교수였다.

철학과 논리학 교수가 쓴 교재인 만큼,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계가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명제에 대해 논증하는 책이다.

이 책이 비록 27년 전에 출판된 책이더라도,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훨씬 더 이전인 컴퓨터가 출현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인공지능 기원에서부터 출발하여, 저자는 기호체계와 계산주의와 관련된 다양한 시도와 철학적 논증들을 소개한다.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은 '튜링'일지 모르겠지만, 튜링 외에도 다양한 철학자의 사고논증과 그동한 시도되었던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구현에 대해 언급하였다. 조금 지루하기도 한 논증들을 훑고난 뒤, 저자는 인간과 기계를 구분짓는 자유의지와 인과관계 규명(7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인지과정은 알고리즘으로 계산할 수 있는가? 10장에서 마침내 저자는 기호가설을 넘어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인공지능의 구현에 대해 언급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 앞부분에 실린 감수의 말과, 저자가 쓴 '들어가며'는 이 책의 훌륭한 요약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책과 함께 '기계가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끈질긴 논증과 추론을 해나가길 원한다면, 감수의 말과 '들어가며' 부분은 책을 다 읽고 난 맨 뒤에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부분은 아주 훌륭한 요약본이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한 아주 짧은 대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본문에서도 많은 철학자들과 다양한 학자들의 논증이 언급되어 있는데, 주석의 양도 상당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주 많은 양의 지식이 필요한 듯 싶다. 개인적으로, 배경지식이 없다면 결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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