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떤 일들은 너무 복잡하게 엉망이어서 벌어져요. 아빠바꿀 수 없었어요."
연모도 말했다. 부드러운 손바닥을 진곤의 손등에 얹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어린 얼굴로, 그래도 진곤은 연모가 계속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했다.
연모의 손이 계속 굳은살 없이 부드러웠으면 했다. 사과나 깎으면서, 엉망인 세계를 살아가지 않았으면 했다. 아이인 채로 계속 있게 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바람에 춤추는 풍선을 손목에 감고 유원지를 걷듯이 살아가게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분명 어딘가에는 그렇게 해줄 수 있는 능력있는 부모도 있을 텐데, 진곤은 자신이 그런 부모가 아닌 게 속상했다. 멍든 곳, 긁힌 곳, 금이 간 곳, 고름 나는 곳이 속상할 때마다 아 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