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 - 잠시 인생의 길을 잃은 나에게 나타난 산티아고
이기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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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

 

산티아고를 갔다오는 것은 분명 대단한 결심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인하숙을 시작으로 주변에 산티아고에 대한 열풍은 확실히 부는 듯하다. 많은 한국인들이 산티아고를 찾고 있고, 그만큼 이 살기 팍팍한 세상을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에 산티아고를 갔다 오면서 책을 엮었다. 사진을 보면서 산티아고를 갔던 상황들, 어디를 갔는지를 상세히 기술해 놓으니 한편의 일기를 보는 듯하고, 나도 같이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 내가 산티아고를 간다면 저자의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동선을 같이 해도 되겠구나 싶다.

 

아직 나는 50대 중반은 겪어 보진 않았다. 그러나 분명 나도 겪어야 하는 나이이기도 하고, 회사를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저자처럼 한순간에 회사에서 나오게 되는 불상사를 겪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에 이입을 하면서 읽었던거 같다. 저자는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연들을 듣고, 스스로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읽으면서 정말로 한번 쯤 가보고 싶게 만들어주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기꺼이 방랑을 하자.

이미 테두리가 사라진 세상에서

나를 담아내기 위해 규격을 정하고 포장하는 수고로움을

더 이상 견디지 말자.

너무 일찍 닫혀버린 나의 또 하나의 성장판을 더듬어 찾노라면

혹시 누가 알겠는가, 그곳에 미처 보지 못했던 새싹이 돋아나고 있을지,

저기 작고 말라비틀어진 포도나무들에도 저렇듯 파릇한 새잎이 돋아나고 있지 않는가

혹시 누가 알겠는가? 나 또한 그러할지

붉은 포도밭을 지나며 서러운 울음을 실컷 울었다.] p121

 

저자의 마음이 이 글에 핵심적으로 담겨있다고 본다. 이 땅의 중년들에게 주는 의미도 여기에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인생이 길다고 하면 긴 인생에 중년이라는 나이는 아직은 인생에 중반밖에 살지 않은 나이이다. 그러기에 산티아고가기위한 순례자의 길을 걸으며 인생의 중반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듯한다.

 

이 책에서는 수 많은 길 위의 친구들을 만나며 그리고 헤어진다. 그러면서 길 위의 스승도 만나게 된다. 우리네 인생도 이와 같다는 것을 저자와 같이 산티아고를 상상으로 걸으면서 나도 같이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히 그동안 나는 산티아고에 큰 관심이 없었고, 인생에 대해 깊숙이 생각을 해보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나를 한층 더 깊숙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처음에는 산티아고 견문록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네 인생길을 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묵묵히 이 책에 아낌없이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산티아고에 같이 걷는 사람들 또한 나이 ,인종, 성별이 달라도 그들이 부딪히는 문제들은 다들 비슷하기에 서로를 응원하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도 저자의 나이대가 될 것이고,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도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문뜻 산티아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럴 때가 온다면 저자의 책을 다시한번 읽어보고, 도전해보고 싶다. 저자처럼 순례자들을 만나며 마음의 울림을 있는 대화도 나눠보고 싶고, 깨달아가는 여정을 하고 싶다. ‘부엔 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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