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민중사 - 중세의 붕괴부터 현대까지, 보통사람들이 만든 600년의 거대한 변화
윌리엄 A. 펠츠 지음, 장석준 옮김 / 서해문집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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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의 일부이지만, 대부분의 나라 역시 비슷한 개념 아래 세워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당연하게 여겨지는 권리. 현재는 그러하지만, 과거에는 어떠했을까?


현재와 떼어놓으려 해도 뗄 수 없는 존재인 역사 속에는 많은 불공평함이 담겨져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역사는 ‘보통사람들’의 존재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력계층의 역사가 중요치 않다는 게 아니다. 보통사람들이 중요하며 그들의 역사야말로 중요하다는 것. 상대적으로 보통사람들의 역사가, 그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변화들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럽민중사>는 보통사람들이 만들어 낸 역사, 보통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역사와 평범한 사람들이 일구어낸 역사까지 모두 다 바라볼 수 있는 책. 보통사람들은 다시 저항에 나섰다. 투쟁은 계속됐다. 우리가 중세 선조들이 꿈꾼 것보다 더 많은 권리와 자율성이 보장되는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승리들 덕분이다. 작아서 자칫하면 중요치 않다고 여길 수 있는 승리들마저 기억하고 수록한 <유럽민중사>. 크나큰 변화를 일구어낸 그들처럼 평범한 우리에게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 책은 바로 당신을 둘러싼 이야기다. 어쨌든 대다수의 인간은 부자도 아니고 저명인사도 아닌, 일하는 사람이다. 그들의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나눠야 할 바다. 우리처럼, 우리와 같이 평범했던 사람들은 유럽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들은 중세 시대를 무너뜨렸고, 종교개혁을 이끌었으며, 영국혁명과 산업혁명 등 다양한 혁명을 일으켰다. 전쟁도 일으켰고 잔인한 인종 학살과 끔찍한 1,2차 세계대전을 겪었지만 끝내 평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유럽의 ‘보통사람들’.


책에서는 어디까지나 그들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 ‘보통사람’임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하나의 뜻을 가지고 함께 뭉쳤을 때, 부조리에 함께 마음을 모아 대항하고 목소리를 높였을 때, 그 순간 그들은 역사를 바꿀 수 있었고 현재의 유럽을, 600여 년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보통’에 집중했고 ‘보통’에 입각한 역사. 군중의 일부가 되어 바라볼 수 있었던 중세의 붕괴에서부터 현대까지 유럽의 역사는 참으로 다사다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 ‘보통’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온 결과는 참으로 놀라웠고, 말 그대로 ‘거대한 변화’를 이룩할 수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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