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평점 :
낮에 근심이 없고 밤에 욕망과 슬픔이 없을 때 그대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모든 것이 그대의 삶에 휘감겨도 그것들을 벗어 던지고 얽매임 없이 일어설 때 그대는 진정으로 자유롭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읽는 내내 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같은 세계에 살았던 사람이 맞나?’ 이러한 신선한 충격은 인도 시인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것으로, 순간 멍하니 머릿속으로 방금 읽었던 문구를 되뇌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글을 통해 가르침을 주고, 또 깨우침을 선사하는 지브란의 [예언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알아야 하는 스물여섯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브란의 글을 접하며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내가 글을 통해 만난 칼릴 지브란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문체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보듬는 따뜻한 문장들로 심금을 울릴 줄 아는 훌륭한 시인이자, 먼저 인생을 경험해 본 선구자로서 좋은 안내자의 역할을 감당한 사람이었다. 아직까지도 그의 글은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메리 해스켈이 말했듯 [예언자]의 진가는 점점 더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언자]를 통해 만난 칼릴 지브란은 천재성을 드러내는 훌륭하고도 완벽한 시인이며 안내자의 모습 뿐 아니라 인간적이고도 연약한 사람의 특징 역시 보여주었다. 그도 많은 사람들처럼 어려움들이 닥친 가운데 절망하고 좌절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경험 속에서도 교훈을 깨달아 알게 되고, 그것을 예술로 표현해냈다. 내가 칼릴 지브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예언자]를 읽으면서 그를 존경하게 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겪게 될, 적어도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될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어 함께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힘들고 괴로울 때마다 펼쳐보게 될, 그리고 위로를 해 줄 [예언자]는 오랫동안 기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