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개정판
노희경.이성숙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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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다 잊어버려도, 엄마 얼굴도, 웃음도 다 잊어버려도… 네가 이 엄마 배 속에서 나온 건 잊으면 안 돼.”


무뚝뚝한 남편 정철과 딸 연수, 3수를 하면서 반항기로 똘똘 뭉쳐져 세상을 바라보는 아들 정수, 그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면서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고 있던 인희. 오줌소태가 조금 오래간다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던 인희의 검사결과가 암으로 나오자, 그동안 아프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제대로 귀담아 듣지 않고 약이나 먹으라고 했던 정철은 후회와 눈물로 아내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언제나 함께 있을 것만 같았던 엄마, 그리고 아내의 죽음 앞에서 하는 수 없이 이별을 준비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어느샌가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게 된 것은 중학교에 다닐 때였다. 당시에 읽을 때에는 책 속에 있는 등장인물의 감정에 몰입해서 함께 울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슬픈 책으로 기억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 읽게 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제목에서부터 의문점을 갖기 시작했다.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이별인 것일까? 이별은 슬픈 것일 뿐인데 말이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으면서 눈물만 많아졌던 그 때와는 달리, 조금 차분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을 통해 느낀 것은 어떻게 보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이별이라는 게 바로 서로 사랑하고 용서할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을 살아가느냐는 것은 개개인에게 달린 일이다. 책처럼 아름답게 세상과 이별할 수도 있는 것이고,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러한 점에서 비추어 볼 때, 어떻게 보면 인희는 자신의 주위 사람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싸울 시간에 서로 사랑하면서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책의 제목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위에 있는 것이 언제나 당연하다는 듯이 느껴지는 요즘, 가족의 소중함과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드라마도 좋지만, 원작 소설을 통해서 작가의 감정을 충분히 느낀 후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이 있어서 고맙고, 당신이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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