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 ㅣ 에프 클래식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아리 옮김 / F(에프) / 2017년 11월

[어린 왕자]와 [야간 여행]을 집필한 작가이자, 조종사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어린 왕자]에 나오는 아름다운 글귀들로 많은 위로를 받고는 했는데, [어린 왕자]를 쓰는 데 모티브가 된 것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말에 생텍쥐페리의 자전적 소설인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를 읽게 되었다.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에 나오는 생텍쥐페리는 조종사로서 업무를 보던 중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며 그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써내려갔다. 사막에서 보이는 하늘과 별, 그리고 자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독백하는 부분들도 여럿 있다. 기계화 되어가는 세상을 향한 고찰과 근심을 적어 내려가기도 하고, 또 동시에 인간에 대한 존경이 엿보이는 부분들도 기록되어 있었다.

사실 [어린 왕자]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그의 자전적 소설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가 왜 [어린 왕자]의 기원이라는 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자전적인 경험이 깊숙하게 녹여진 사막에서의 신비한 경험들과 그곳에서만 느꼈을 수 있던 감정들은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에 풀이되었고, 더 나아가서 [어린 왕자]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생텍쥐페리가 삶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고민들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생각을 많이 하고, 또 얼마나 적어 내려갔을지 자연스레 연상이 되곤 한다. 삶에 대한 숭고한 마음과 경외심을 표현할 뿐 아니라, 어떤 삶이든 가치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생텍쥐페리의 아름다운 글들을 볼 때, 그의 마음가짐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된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군용기 조종사로서 참전한 이력이 있는 그이기 때문에 그가 이야기하는 삶의 정신과 태도를 바탕으로 전쟁의 허무함과 부질없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자전적인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소설일 뿐 아니라 세계 2차 대전에 놓여 있었던 생텍쥐페리의 상황을 간략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한 작품인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 삶을 사랑하고, 숭고한 정신을 가지고 있던 생텍쥐페리였기 때문에 그만의 아름다운 문학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