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과 돌의 노래 1 - 엇갈린 사랑
김영미 지음 / 시간여행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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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제 17대 임금인 인종이 다스리고 있을 무렵, 나라는 천도라는 큰 문제를 가지고 개경파와 서경파로 나뉘어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천도를 반대하는 개경파의 수장인 김부식은 서경으로의 천도를 주장하는 서경파의 약점을 잡기 위해 벽란도에 가 있었던 아들 김돈후를 개경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서경파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후원한다고 예상되는 사람인 운곡에게 돈후를 보내며, 돈후가 돌아올 때 즈음에는 운곡이 어느 쪽 사람인지 정확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러니까 지금, 돈후에게 스파이 노릇은 하라는 거다!

아버지 김부식과는 달리, 김돈후는 권력과 귀족들에게 신물이 나서 어린 나이에 어려운 시험들에도 척척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수도인 개경과는 머나먼 벽란도에 자원해서 갔을 정도이니까. 하지만 아버지의 강한 요구에 하는 수 없이 운곡이 머문다는 천마산 구안정에서 돈후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그곳에서 머물게 된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돈후는 어떻게 보면 아버지의 적인 서경파를 지원하고 있는 운곡과, 또 구안정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알아가게 되면서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 각기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운곡과 함께 살아가는 구안정의 따뜻한 사람들.

때마침 인종이 서경에 새로 지은 궁을 방문하기 위해 행차를 했을 무렵, 회오리바람과 다양한 악재들로 서경파의 위세가 한풀 꺾이게 된다. 또한 김부식 역시 운곡과 서경파의 관계를 눈치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운곡 뿐 아니라 구안정에 머물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은 분명한 일. 돈후는 권력에 강한 환멸을 느끼면서도, 운곡과 구안정, 그리고 구안정에 머무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인 온요를 지키기 위해 개경에서, 또 김부식 옆에서 권력을 잡겠노라고 결심한다. 과연 돈후는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을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인 [징과 돌의 노래]는 인종이 다스리고 있었던 그 때의 시대적인 모습 뿐 아니라 백성들의 삶 역시 서술돼 있어 당시의 모습을 이해하면서 읽기에 무척 좋았다. 또한 허구가 섞였다고는 해도 개경파와 서경파 사이의 갈등, 그리고 시대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이야기가 쓰였기 때문에 두 파와 연루돼 있었던 사람들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아 색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었다.

역사를 싫어하거나 어려워할 사람이라 해도, 서경파나 개경파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해도 그에 대한 역사적 지식은 간략하게 챙길 수 있고, 또 더 나아가 역사에 관심을 붙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나는 [징과 돌의 노래]를 무척 긍정적으로 읽었다. 1권 엇갈린 사랑을 다 읽었을 즈음에는, 누구나 2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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