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오르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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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강적들


 “이런 현상(전문지식의 죽음)이 자리 잡게 된 것은 민주주의가 ‘나의 무지나 너의 지식이나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와 강적들]에서는 ‘전문지식의 죽음’에 대해 설명한다. 일어나게 된 배경과, 또 이에 기초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무엇인지. 우리는 지금 전문지식의 죽음을 목격하고 있다고 책의 저자는 말한다. SNS의 확산과 인터넷의 보편화로 인해 모든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들이 진짜인 양 알려져서 이에 대해 바로잡아 주어도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위에서 나왔듯이 ‘서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전문가도 인간이기 때문에 늘 정확하다는 통계는 없다. 그들 역시 오류를 범할 때도 있지만,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과학적 근거들이나 사실들은 모두 다 실패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들이다. 그러나 ‘강적들’은, 몇 백 개의 성공 중에서 한두 개의 실패를 더 크게 보고, 확률적으로 실패율이 낮다고 설명해도 운이 나빠서 그 한두 개가 자신한테 일어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되묻는다(통계적으로 비행기 사고보다 자동차 사고가 훨씬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데도 말이다).

 [전문가와 강적들]에서 나오는 강적들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였다. 배경이 대부분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 대륙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지만, 나 역시 강적들 중 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전보다 훨씬 세계화된 만큼, 저자가 우리 속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숨겨진 것들을 쏙쏙 파헤쳐낼 때마다 얼마나 놀라고 또 뜨끔거렸는지 모른다.

 전문지식이 세상에서 무시당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실감하지도 못했지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전문지식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지적 비판 능력을 키우지 못하게 만드는 교육에 대해서도 꼬집었을 정도니까. [전문가와 강적들]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로 옳고 그른 정보를 분리할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과, 또 전문지식의 죽음에 관해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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