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고든은 아이큐가 60밖에 되지 않는다. 낮은 아이큐로 가족들에게로부터 버림받아 삼촌의 손에서 양육돼 온 찰리는 삼촌마저 세상을 떠나자 삼촌의 지인이 운영하는 빵집에서 바닥을 닦거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하지만 마음이 맞는 진정한 친구를 원하고,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해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찰리에게 찾아온 한 기회. 비크맨 대학교에서 지능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과학자 두 명이 찰리에게 수술을 제안한 것이다. 지능을 높아지게 해 줄뿐더러 찰리의 삶의 질 역시 높아지게 되고, 그가 원하는 소원들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그 기회를 받아들인 찰리는 수술을 받게 되고, 서서히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습득해 나간다. 아이큐 60이었던 찰리는 얼마 안 있어 아이큐가 185로, 바보 소리를 듣다가 높은 지능을 가진,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찰리 주변의 사람들은 바뀐 찰리에 어색함을 느끼며 불편해하고, 급기야 그를 떠나기까지 한다. 수술을 받기 전, 지능이 높아지기 전에는 알지 몰랐던, 자신이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들의 대우가 결국 자신을 우습게 만드는 것이었음을 깨달은 찰리.
자신의 수술 결과 역시 스스로 검증하고 연구하고 논문까지 쓸 정도로 지능은 높아졌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찰리는 빠지게 되고, 찰리와 같은 수술을 받은 높은 지능의 쥐 앨저넌은 그 사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머리로 깨우치는 지식보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진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달은 찰리. 과연 찰리는 어떠한 선택을 내리게 될까?
지능이 낮아서 늘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지만 그것조차 깨닫지 못했던 찰리는, 오히려 지능이 높아진 이후에 깨닫게 되는 사실들에 충격을 받는다. 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의 상처받은 마음을 높은 지능으로서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높은 지능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다룬 [앨저넌에게 꽃을]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간에게 실험으로 다뤄진 쥐 앨저넌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한 생명체로서 대한 찰리의 모습과, 찰리의 지능변화 전과 후에 따른 사람들의 태도를 비교해볼 때, 지능이 비록 낮아도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는 찰리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났다.
지능을 강조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부각시켜 보여준 [앨저넌에게 꽃을]이라는 작품은, 너무나도 강렬하게 다가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찰리 고든이라는 사람을 통해 바라본 우리 사회가 너무나도 부끄럽고 지능만을 강조하는 세계로 비추어져 나 자신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모쪼록 찰리에게 앨저넌과 같은 친구가 찾아오기를 바라보면서, [앨저넌에게 꽃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찰리의 대사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