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세상 이곳저곳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넓은 세계를 직접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참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잠시 내 기억을 떠올려보니 단 한 번도 정식으로 유럽을 여행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시리얼 시티가이드 파리]는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유럽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읽게 되었는데, 내가 흔히 아는 여행 가이드 책과는 다른 [시리얼 시티가이드] 시리즈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시리얼 시티가이드 파리]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편안한 마음으로 파리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너무 많지도, 혹은 적지도 않은 정보를 싣고 있는데다 이게 시티가이드 책인지, 아니면 수필을 담은 책인지 때론 깜빡할 수 있을 정도. 마치 현지인이 나에게 파리에 대해 직접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파리의 모든 것을 설명하기보다는, 글을 쓴 사람이 정말로 사랑하는 파리에 대해서 조용히 이야기해준다고나 할까.
때론 너무나도 많은 정보 탓에 어디를 가야할지 선택할 수 없어 괴로운 순간들도 찾아온다. 많이 아는 것이 독이 되는 때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시리얼 시티가이드 파리]가 소개하고 있는 장소들만 조용히 둘러본다면, 진정한 파리지앵들만 알고 있는 곳들, 잘 알려지지 않지만 꼭 둘러볼만한 가치 있는 곳들을 방문하면서 내가 느낀 파리를 또 새롭게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은 호텔, 카페, 빵집, 레스토랑, 옷가게, 서점, 갤러리, 박물관 등이다. ‘파리’ 하면 떠오르는 에펠탑 같은 곳들보다는 파리의 숨결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법한 ‘평범함’에 초점을 맞추었다.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고 ‘파리’ 하면 떠오르는 것들만 강조하기보다는, 거리의 가게들과 같이 소소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에 참으로 감사했다.
파리에 여행을 떠나게 되면, 꼭 한 번쯤은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관광객으로 파리를, 또 프랑스 전역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날들 중 하루만큼은, 혹은 두 번째 방문 기회가 운 좋게 찾아왔을 때에는, 망설임 없이 [시리얼 시티가이드 파리]를 붙잡고 파리 전역을 돌아다니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생겼다. [시리얼 시티가이드 파리]가 나에게 그런 작은 꿈을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