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란 참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존재였다. 살아가면서 시는 교과서에서 배울 뿐, 다른 식으로 접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집은 더욱이 구입하지도,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다른 시집들과는 다르게 나와 그나마 친숙한 유명한 시들을 113편 모아 필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 시를 모르는 나조차도 시인 윤동주, 백석, 김소월 같은 분들의 작품을 한 번쯤 읽거나 들어본 적은 있었기 때문에 다른 시집들보다는 훨씬 더 편하게 접근을 할 수 있었다.
‘한국 시가 이렇게 아름다웠다니!’
정말 깜짝 놀랐다. 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사랑 받았고, 사랑 받고 있는 작품들인 지 저절로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몰랐던(사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시가 훨씬 더 많았지만) 시들을 알아가는 재미, 내가 아는 시가 가끔씩 고개를 불쑥 들고 아는 체 할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내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바로 시집이라는 책은 한 번 읽고 마는 용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기했다. 아침에 읽을 때, 오후에 읽을 때, 늦은 밤에 읽을 때, 자기 전에 읽을 때, 시들은 모두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마치 여러 개의 탈을 쓰고 있는 사람처럼, 어떨 때는 나를 호되게 꾸짖기도, 나를 반성하게 만들기도 했고, 어떨 때는 한없이 부드럽게 감싸 안는 한편, 눈물을 뚝뚝 흘리게 만들기도 했다. 시간에 따라, 내 감정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제각기 다른 시점으로 다가오는 시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기했는지 모른다.
이 시집을 덮고 나니, 김용택 선생님의 말은 정말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