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아가. 이 단어만 보아도, 듣기만 해도 저절로 내 입가엔 ‘엄마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존재 자체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큰 기쁨과 행복, 그리고 힐링을 선사하는 아기들. 아기를 개인적으로 알지 않더라도 바라만 봐도, 곁에 있기만 해도 자동 엄마 미소를 짓게 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예쁜데, 하물며 부모님에게는 얼마나 사랑스럽고 말 그대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존재이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죽을지도 모르는 아기를 낳기로 결심했습니다]에 나오는 부부, 콘스탄체와 티보는 뱃속에 있는 아기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이후로 낙태와 자연분만 사이에서 고민하며 4주 반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보그 부부의 아기는 딸기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태명은 ‘딸기’, 그리고 배를 콩콩 두드린다는 의미에서 ‘콩콩이’라는 이름까지 두 개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딸기는, 그들의 콩콩이는 뇌 기형을 갖고 있어서 아기의 후두부가 열려 소뇌가 자라 나오고 있었다. ‘후두 뇌류’라는 병이라는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임신 중 유산을 하거나 분만 중, 혹은 어렵게 태어난다 하더라도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눈물과 슬픔이 뒤엉킨 4주 반이라는 결정의 시간을 보낸 보그 부부는, 그들의 모든 가치관들을 배재하고 오직 ‘마음이 말하는 대로’ 선택하기로 결심하고, 낙태 대신 자연분만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