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인해 선택한 ‘은둔형 외톨이’라는 수식어. 자신이 친일파의 후손이고, 할아버지가 쌓아 놓은 재산 덕분에 아주 잘 살고 있는 그였지만, 그는 끔찍이도 친일파를 혐오해했다. 친구이자 대한민국 검사인 박태빈도 마찬가지. 그렇게 그는 <보복대행전문 주식회사>를 설립했고, 박태빈, 세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은사님이신 노정건 선생님과 함께 악취 풍기는 세상을 뒤엎는, 홍길동과도 같은 인물들이 되기로 결심한다.
[보복대행전문 주식회사]를 읽기 전에는 제목부터 많이 무서웠다. 보복을 대행해 준다는, 복수해 준다는 의미의 주식회사를 왜 설립한 것일까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어떤 식으로 보복을 가할지, 보복을 당하는 사람은 누구일지 계속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났다.
여기에서 보복을 당하는 사람들은 교수, 국회의원 등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있는 사람들이 더 한다’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동물학대자, 비리, 4대강 사업, 성범죄자, 어린이집 폭력... 이들에게 보복을 하려고 이용한 것은 바로 다름 아닌 나무, 풀과 같은 자연이었다. 빙의목을 직접적으로 이용하기도 했고, 범인을 직접 잡는 데에도 ‘어디에나 존재하는’ 식물들의 도움을 받아 일을 하나씩 처리해 나갔다. 특히, 국민들을 대상으로 큰 사기를 친 국회의원과 교수인 조정갑과 조찬길에게 4대강에서 가져 온 ‘라떼’를 시음하게 하는 모습은 아주 통쾌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