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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 뒤치락 세계 경제 이야기 ㅣ 비행청소년 13
석혜원 지음, 어진선 그림 / 풀빛 / 2017년 2월
평점 :
‘경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무언가가 우리에게는 다 있을 것이다. 나에게 경제는 돈이고, 시장이자, 거래되고, 하여튼 무지 바쁜, 바쁘다는 느낌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 학교에서도 사회 시간에 주로 배우는 경제라고 할 것 같으면 있어 보이는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같은 단어들을 달달 외우고 FTA 협정이니 하면서 나와는 먼 것 같은, 전혀 상관없는 듯한 지식들을 잡다하게 배우곤 했다.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경제 같은 것은 피부로 와 닿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부끄럽지만 오로지 시험을 위해 공부했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경제는 솔직히 여전히 나에게는 어렵고 복잡한 것 같은 학문이지만, 시대적인 배경에 맞추어서 성장한 철학과도 같은 학문들처럼 경제 역시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경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고, 그렇게 [엎치락뒤치락 세계 경제 이야기]를 만나게 됐다.
멀게는 16-17세기에서부터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만들게 된 때까지의 크고 굵직굵직한 경제 관련 이야기들을 담아 놓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학교 다니던 시절에 배웠던 이야기들-영국과 청나라의 아편전쟁, 영국의 산업혁명 등-을 중간 중간에 마주할 때마다 옛날에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이 탁월한 복습효과를 가져다주는 것 같아 나름 읽으며 뿌듯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대륙횡단철도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얼핏 다른 책에서 남북전쟁 이후 철도산업과 함께 미국이 큰 발전을 이뤘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 부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엎치락뒤치락 세계 경제 이야기]에서는 내가 알지 못했던 대륙횡단철도의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당시 미국의 남부는 노동력이 필요한 플랜테이션으로 주로 먹고 살았기 때문에 노예제도를 찬성했고, 북부는 상공업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노예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그런데 이들이 ‘노예제도’와 ‘대륙횡단철도’에 대해 의견이 달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대륙횡단철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동의했지만, 방향성을 놓고서는 양쪽 모두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남부는 남부를 잇도록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부는 북부를 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노예제도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에 반발한 남부가 연방미국을 탈퇴하면서 ‘하는 수 없이’ 대륙횡단철도가 북부가 원하는 대로 설치됐다는 게 그 뒷이야기였다.
솔직히 정말 ‘의외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대륙횡단철도를 통해 동북과 서북이 교류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졌고, 미국 자체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된 커다란 사건 하나가 의외로 참 사소한 이유에서부터 발생됐으니까 말이다. 이처럼 [엎치락뒤치락 세계 경제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도 더 깊숙한 속 이야기까지 알게 되니 훨씬 더 기억에도 잘 남고 더 ‘내 것’, ‘내가 배운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이 책을 통해 경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더불어 역사에도 많은 애정을 붙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IMG_9797.JPG](http://blogfiles.naver.net/MjAxNzAzMjZfMjE4/MDAxNDkwNDU0OTE0NDc2.tfiHjLjoT54JwmlrJ_-H4tsy53SmolxgbaKEV3fLKxkg.DQOdBawRTSdyQ4uOeQORkGTsn0E8Zcv5pu6UNa2uNyQg.JPEG.7533004/IMG_9797.JPG)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