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0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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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을 거다그런 의미에서 시원시원하고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모습은 책을 읽기 전부터 머릿속에서 계속 그림이 그려졌다청소년 문학작품이기도 한 이 책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통쾌한 한 방을 날릴까 계속 기대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 여자아이가 있다이름은 하츠고등학생이 된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반 아이들과 친숙하게 지내지 못한다아니그렇게 지내고 싶은 게 아닌 거다의미 없는 이야기들과 가식적인 웃음소리를 역겨워하는 하츠는 중학교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단짝 친구와의 관계도 점점 소원해지는 것을 느끼고 홀로 외로워한다하츠는 왜 모든 사람들이 꼭 어딘가에 소속돼 있어야 하는 지 이해하지 못한다. “왜 저렇게 섞이고 싶어 하는 걸까같은 용액에 잠겨 깊이 안도하고다른 사람들에게 용해되는 것이 그렇게 기분 좋은 것일까나는 나머지 인간도 싫지만 그룹에 끼는 것은 더더욱 싫다그룹의 일원이 된 순간부터 나를 포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니까”(20).

그러던 어느 날하츠의 눈에 자신과도 비슷한 나머지 인간인 남자아이니나가와의 존재가 보인다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는 니나가와니나가와가 보고 있는 여성 패션 잡지에 하츠가 언젠가 만난 적 있었던 모델의 사진이 들어 있었고하츠가 그 사실을 니나가와에게 말한 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알고 보니 니나가와는 올리짱이라 불리는 모델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오타쿠였던 것이다!

니나가와의 삶은 올리짱에게 얽혀 돌아간다모든 것은 올리짱이 말한 그대로 이루어진다하츠는 니나가와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도 올리짱의 이야기만 하는 니나가와에게 섭섭함을 느낀다책의 뒤표지에 적힌 것처럼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잘해 주고 싶은 건지 괴롭히고 싶은 건지” 자신을 헷갈리게 하는” 니나가와를 보면서함께 있으면서도 올리짱의 이야기들만 늘어놓는 니나가와를 보면서 발로 차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진짜 하츠는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아주 속 시원할 만큼!

개인적으로 나는 니나가와보다는 하츠에게 더 동질감을 느꼈다니나가와가 느낀 것처럼 하츠는 쌀쌀맞고 매서운 눈빛의 소유자지만그것은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다는 것의 두려움동화된다는 것의 어색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라는 책 자체가 하츠의 관점에서 쓰였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더 하츠를 잘 이해하고 미워할 수 없는 존재라 느끼지 않을까 싶다다른 것에 관심 없는 척 하지만 그 누구보다 다른 사람들을 잘 꿰뚫어보고 움직임을 잘 파악하는 하츠를 보면서 하츠가 느끼는 그 두려움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우리 모두가 살면서 한 번쯤은 갖게 되는 그 두려움들그리고 함께 있으면서도 함께 있는 것 같지 않을 때의 마음들을 떠올리면서 하츠가 발로 차 주고 싶다!”고 외치는 게 더 이상 어색하지도이상하지도 않게 되었다책이 벌써 끝났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통쾌한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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