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분 - 움직이는 드로잉 노트, 플립북
성립 지음 / 지콜론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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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북’ 어린 시절 누구나 플립북과의 추억은 한두 개 정도 있기 마련이다그것도 그럴 것이학교에서 나름 모범생으로 인정받고 책 잘 읽기로 소문난 아버지 역시도 가끔 수업이 지루하고 따분할 때면 교과서 귀퉁이에 전투기를 그리면서 놀았다고 하시니 말이다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일까종이 끄트머리에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그려주신 분은 엄마가 아니라 아버지였고, ‘플립북하면 이제는 자연스럽게 전투기나 비행기가 떠오르곤 한다이 또한 다 아버지의 영향이리라.

이젠 다 커서 더 이상 그림을 그리면서 논다고 하지는 않지만이따금씩 종이에 그림을 끄적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만의 움직이는 그림들을 창조해내곤 했다어린 시절의 향수와 추억에 젖어아침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그렸다는 [73]을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읽었다는 표현은 아마 정확하지 않을 것이다총 세 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작은 플립북손 하나 크기만큼 조만한 플립북은 6시 43, 7시 9, 7시 56분으로 아침에 기상하여 출근하느라 집을 나서기 전까지의 소소한 일상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다책을 빠르게 넘기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옛날의 추억이 떠올라 반갑기까지 했다잊고 있었던 동심을 되찾은 느낌이었다.

단순하면서도 사실적으로 표현된 그림 속에서 아마도 나는 멋 부리지 않은 내 단순한 일상을 떠올린 것 같다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을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놀랍기까지 했다자칫 넘어갈 수도 있는 조그마한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다 살려서 포착해 그려낸 것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단순하지만 자꾸만 눈을 끌게 되는 이 그림체는 그림체가 아니라 아마 그 그림이 내포하고 있는 동작들그리고 의미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73]을 통해서 잠깐이라도 추억에 잠길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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