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따위 - 내 청춘의 쓰레빠 같은 시들
손조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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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면 거부감이 든다함축적인데다가 자기만 알아들을 수 있을 법하게 썼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국어에서 100% 맞는 정답은 없다지만내가 교과서를 통해서 만난 시들은 모두 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었다그래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시라는 것은있어 보이도록 적은 글이라고시집은 사서 읽은 적이 단 한 번도 없고선물을 받으면 예의상 휘리릭 넘겨보기만 할 뿐시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한 편 외우거나 하지 않았다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는 시를 봐도 별 감흥이 없었다아마 나의 쓸데없이 확고한 고정관념 때문일 거다.

그런데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 것일까? [시따위]라는 제목부터, ‘시 읽기조차 사치가 된 청춘의 편파적 시 읽기라는 글귀가 마음에 팍 꽂혔다이거다하는 생각이 들면서 편파적이라고 하니 뭔가 익숙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마구 왔다아니나 다를까, [시따위이 한 권을 읽으면서 스물여덟 편의 시들을 만났고그 시들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시 뿐만 아니라 시와 연관된 작가의 경험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진심은 통한다는 말은 사실이다. “나는 조급해서 빨리 지쳤다힘들다고 말하고 싶고 이해받고도 싶었다그때책상 위에 놓인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뒤표지)

하루하루를 각박하게처절하게 살아가는 이삼십 대 젊은이들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어 줄 시 스물여덟 편과 더불어 그 시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작가의 글 솜씨는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읽는 내내 이렇게 훌륭한 글재주를 가진 작가가 어째서 그 힘든 일들을 외롭게 겪었을까 싶으면서도그런 일이 없었으면 책상 한편에 놓여 있던 시집을 발견하지 못했으리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젊은이들의 고충을 잘 알고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그것의 잘못된 부분을 재미있게 꼬집어내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특히 해시태그(#)로 적힌 부분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사이다 일침이라고나 할까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자기소개서와 증명사진’ 부분이었다. “이력서 속 3x4cm 사각형 안에 들어갈 나의 모습은 사회의 일꾼으로서 매사 웃음을 잃지 않으며 나를 짓누르는 외부의 압력에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는 굳건한 얼굴이어야 한다……그렇게 탄생한 내 안의 지킬 박사를 주머니에 넣고……. ‘이게 내가 맞나?’”(30-31) “이력서에 척 달라붙은 증명사진을 보며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다 보면 평범했던 내 일상이 갑자기 비범하고 긍정적인 위인들의 에피소드들과 비슷해진다……인생의 모든 일이 이 회사에 취업하기 위한 운명의 손잡이였음을 부각시켜주는 극적 에피소드로 전환된다.”(31-32)

자기소개서를 써 본 경험그리고 증명사진을 찍어 본 적 없는 경험자로서 정말 공감가는 글이었다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내 안의 또 다른 모습과 나 자신을 지킬 박사와 하이드로 표현했다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나는 늘 내 본연의 하이드를 숨기고 지킬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자소서도 마찬가지나를 어필하는 글이어야 하는 만큼내 모든 삶의 추억들과 기억들이 다 한 곳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왔음을 부각시켜주는 글이어야 해서 공들여 쓰다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은 한 편의 위인전이다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피식 나는 그런 부분을 작가는 공감 가도록 써 놨다그러니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시따위]라는 책을 통해서요즘 청년들의 고충들을 위로하는 시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 많이 감사하고 행복했다시에 대해 내가 갖고 있었던 고정관념들은 모두 사라지고그 함축적인 의미들을 다양하게 해석하면서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가 쓴 글들처럼 위로의 글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거니까 더 고맙게 바라볼 수 있었다아무쪼록 많은 사람들이 이 글들을 읽고 위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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