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청민 지음 / 첫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감성 돋는 제목, 그리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진까지.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 하나하나 모두 함께 엮어 더욱 더 기억에 남고 아름다운 책 한 권이 되었다. 책 내용은 우리 일상에서 쉽게 일어나는, 평범함 속에 담긴 작은 행복들을, 작은 추억들을 중심으로 서술됐다. 제목에서 알 수 있겠지만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연인과 친구들 사이에서의 사랑 역시도 좋지만 작가는 가족 중심적인 사랑에 대해 풀이했다.

읽는 내내 공감 가는 내용들뿐이었다. 작가가 일상에서 자신이 접했던 일들 가운데서 자신이 느꼈던 사랑들에 대해 서술했는데, 물론 그녀와 정확히 일치하는 삶을 살지는 않았어도 비슷한 상황 속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딱딱 짚는 문구들로 가득한지,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적으라고 하면 책 전체 내용을 적을 것 같아 그 중에서도 추리고 추려 내 몇 가지만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얼마 전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했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죽는 것이 아닐까 하고 처음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을 사람이 여럿 있었을 것이다. 나도 그 중 하나였지만, 작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락이 되지 않는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지진으로 여기서 죽는다면 자신이 죽는 것엄마에게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 것중 무엇이 더 안타까웠을지 돌아보는 저자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만약 지진이 더 세게 카페를 흔들었다면, 그래서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수 없었다면, 나는 내가 죽는 것엄마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것중 어느 쪽을 더 안타까워했을까.”(27)

그녀는 잠깐이었지만 깜짝 놀라게 만든 지진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았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을 무조건 실천에 옮겨야 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한다고 말 하는 것이었다.

사랑. 참 단순하고도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사실 너무 크고 위대해서 그 실체를 아직까지도 실감하기는 쉽지 않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원대한 사랑. 하지만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를 통해 그 사랑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투박한 사랑의 표현은 다듬어진 문장보다 강하다.”(72)

이 책 안에서 가장 내가 좋아하게 된 문장인 것 같다. 무뚝뚝한 아버지를 통해 저자가 듣게 된 이 한 문장이 얼마나 내 마음을 울리던지. 완벽한 사랑이란 것은 없다. 세상에 완벽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부족한 그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하는 대상이 존재한다면 언제든지 완벽하게 변한다. 투박한 사랑은 진실이니까.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제목 그대로 맞는 말이다. Love can be called by different ways. 사랑의 표현은 무궁무진하다. 슬쩍 그 사람에게 건넸던 핫팩, 춥지 말라고 이불 속에 곱게 접어 넣어 둔 외투, 동생이 좋아하는 초콜릿은 하나 챙겨 나중에 건네주는 마음 하나까지. 서툴고 부족해 보여도 그 행동은 사랑 그 자체다.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원초적인 의미를 알게 된 것 같아 읽는 내내 행복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