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어때서
왕수펀 지음, 쉬즈홍 그림, 심봉희 옮김 / 챕터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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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일명 괴물이라고 놀림 받는 아이들이 뭉쳐 복수극을 꾸미는 아이들의 이야기. 제목부터가 조금 충격적이었다. [괴물이 어때서]. 나 스스로를 괴물로 인지하고, 이에 자기 역시 인정하면서 오히려 반문하고 있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괴물이 뭐? 괴물인 게 뭐가 어때서?

저자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임과 동시에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학교 폭력이나 왕따와도 같은 문제에 노출이 돼 있어 그가 쓴 글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작가가 중국인이라 [괴물이 어때서]에서 다룬 내용이 왕따와 관련된 일인 만큼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안타깝게도 예상했던 결과가 나와 슬프고 속상하기까지 했다.

부자인데다가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한 마디로 모든 걸 가진 소녀 장중신. 홀어머니 밑에서 단 둘이 살아가고 있고 냄새 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 뚱뚱한 소년 양카이. 가부장적이고도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소년 루웨이양. 장중신은 우연히 루웨이양이 선생님 옆의 외톨이 책상이 적어 놓은 버림받은 괴물, 저주받은 괴물이라는 글귀를 보고 자신만이 외톨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학교의 여러 반을 돌아다닌 끝에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던 양카이와 루웨이양을 불러 괴물 클럽을 창단한다.

자신들을 괴롭히고 괴물이라고 불렀던 아이들을 향한 통쾌한 복수를 꿈꾸며 모인 아이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린 아이들일수록 주변 어른들의 시선에 맞추어 반응한다고 생각됐다. 재채기로 자신의 옷에 콧물이 튀었다며 메스껍다는 표정을 지었던 선생님으로 인해 장중신은 자신에게 늘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던 아이들에게서 역겹다는 말에 계속해서 시달려야 했고, ‘너 어제 안 씻었니?’하는 선생님의 말 한 마디로 씻지 않는 아이가 되어 아이들에게서 따돌림을 받게 된 양카이, 그리고 권위적인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불만을 품고 무엇이든지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어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혀 버린 루웨이양까지. 스스로 괴물이 되길 자청한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다른 사람에 의해 이 세 아이들은 괴물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괴물이라는 존재가 나와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부정적으로 말한 것 같다. 책에서 작가가 머리말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도 괴물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괴물이 될 권리가 있고, 괴물이라는 것에 대해 속상해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부분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나와는 다르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괴물로 낙인찍고 따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어린 나이일수록 이런 일에는 사회의 반응이나 주위 반응에 동조하게 되는 게 쉽다. 특히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루웨이양, 선생님의 잘못으로 역겨운 아이씻지 않는 아이가 된 장중신과 양카이를 보며 씁쓸한 마음이 생겼다.

중국의 따돌림 문제도 한국 못지않게 심각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중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예상했던 것처럼 한국의 따돌림 문제와 비슷했고, 이야기의 전개나 구성 자체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어 따돌림은 과연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함께 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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