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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행동교정사의 고민상담 대백과 - 10만 반려견과 반려인의 삶을 바꾼 솔루션
스티브 만 지음, 이주현 옮김 / 동글디자인 / 2024년 4월
평점 :
혼자 가족과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머무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나. 곧 출국을 앞두고 있어 이따금씩 이별을 생각만 해도 감정이 마구 올라온다. 해서 있는 시간을 잘 가꾸면서 살자고 매일 다짐하는데, 그중 요즘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집 사랑둥이 막내 김망고다. 다가오는 7월 5일은 망고와 가족이 된 지 8년째 되는 날이고, 언제까지나 아기일 줄 알았던 망고는 어느덧 성견을 넘어서 곧 노견으로 분류된다. 사람의 노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반려견의 삶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문턱 초입에 서 있게 되니 걱정만 잔뜩이다. 내가 곁에 있을 때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고 집어 든 책은 <반려견 행동교정사의 고민상담 대백과>. 망고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보호자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반려견에게 꼭 필요한 훈련 아홉 가지 중, 망고는 단 하나—리콜—만 제외하고 모두 다 가능하다! 특정 단어, ”이리 와!“ 같은 것을 말하고 바라보거나 근처로 다가왔을 때 재밌게 놀아주는 보상이 책에 소개된 훈련 방식이다. 안타깝지만 망고는 이미 너무나도 간식주의견이 돼버려서 노는 것으로 보상하기보다는 사료 한 알씩 주는 방식으로 ”이리 와!“를 들으면 좋은 기억이 나도록 훈련했다. 다만 우다다, 하고 열정 넘치게 뛰지 않고 그래, 내가 가 준다!는 느낌으로 터벅터벅 걸어온다는 것이 귀엽고 짠하다.
반려견의 문제행동으로 분류된 행동 리스트를 보다 아픈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작년 여름에 망고와 가족 여행 중 폭죽 소리에 망고가 아주 까무러치듯 놀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망고가 폭죽 소리에 노출된 적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발작을 일으키듯 행동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던 우리의 무지 때문이었다. 책에서는 폭죽 소리를 유튜브 등으로 아주 작은 볼륨부터 천천히 익숙해지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제일 큰 음향을 틀었을 때 반려견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폭죽이 터지는 소리에 맞추어 간식 등을 주어서 좋은 기억을 심어주면 폭죽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단계까지 가는 데 몇 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반려견 훈련은 늘 그렇듯 보호자의 기다림과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이걸 그때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읽는 내내 망고가 아기였을 때 이 책을 읽었다면 훨씬 더 망고를 편하게 해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인 만큼, 망고가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집에서 훈련을 통해 미리 대비를 시켜주었으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올해는 성공적인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망고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을 쓸 생각이다. 노는 것보다는 먹는 것으로, 집 앞보다는 망고가 제일 좋아하는 서울숲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