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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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아주 깊은 곳, 햇빛이 닿을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바다. 칠흑같이 어두컴컴한 이곳에 느닷없이불이 켜진다. ‘생물발광.’ 빛을 뿜어내는 바닷속 동물들이 깜깜한 바다를 배경으로 수놓는 장관을 본 저자 에디스 위더는 이렇게 고백한다. 생물발광이 존재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넘쳐났지만, 직접눈으로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내가 본 것 같은 장관을 목격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그것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화려함과도 비교할 수 없는 빛의 향연이었다. 외부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촉발될 수 있고 생물발광체들이 대부분 심해에 있어서 증거를 남길 만한 카메라도 마땅치 않은 현실. 위더는 포기하지 않았고, 여러 실험을 통해 생물발광하는 심해어들이 적색광과 차단 필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특별한 카메라를 고안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생물발광의 사진과 동영상뿐 아니라 단 한 번도 발견해 보지 못했던 대왕오징어를 포착하는 데 성공한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심해와 생물발광에 심취된 것일까?

 

바다 행성에서 살아간다는 것,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놀라울 정도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광대한 물의 세계에 둘러싸인 채 한 줌의 마른 땅에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더 잘 알 수 있게 도와줄 의무가 있다. 우주보다 더 미지의 세계인 바다. 위더는 그 이유를 투자와 관심으로 꼽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우주 탐사 비용과 비교해 보면 바다 탐사가 훨씬 더 경제적이다. 하지만 투자되는 비용은 터무니없이 적다. 관심조차 없어서 생물발광을 하는 생명체가 심해에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것도 비교적 최근 일이다. 그러나 위더는 모든 어려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심해에 들어가 연구를 계속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자연이 빠른 속도로 망가지고 있지만 ‘정상적이고 건강한‘ 원래 바다의 정보가 우리에겐 많이 없기 때문이다. 해서 후대 과학자들과 인류를 위해, 한때 바다의 모습이 이랬노라 전달하기 위한 필요성과 책임감을 느끼고 바다로 달려가는 것이다. 


인간은 바다에 몹쓸 짓을 하고 있다. 무자비하게 생명을 다루는가 하면 그들의 보금자리를 오염시키고 있다. 지구는 70퍼센트가 물로 되어 있다. 바다를 죽이는 것은 곧 사람 그 자신을 죽이는 것과 같다. 우리에게 가장 귀중한 자원이 석유나 광물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완전히 수용해야 한다.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돌이킬 수 없다. 우리는 그 티핑 포인트에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처럼 무섭게 달려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를 ’보고 싶어도 못 보는 바다‘가 되지 않도록. 그 열쇠는 다름 아닌 우리 각자가 들고 있음을 명심하면서 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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