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설계한 사소하고 위대한 과학 - 슈퍼 히어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세바스찬 알바라도 지음, 박지웅 옮김 / 하이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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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슈트는 직접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병약한 사람을 완벽한 신체의 캡틴 아메리카로 변신하도록 만드는 슈퍼 솔저 혈청의 성분은 무엇일까? 거미줄로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게 가능할까? 라쿤 로켓의 명석한 인지 능력에는 어떤 기술이 숨겨져 있는 걸까? 스파이디 센스는 무엇일까? 호크아이의 엄청난 활 솜씨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토르처럼 천둥번개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건 가능할까? 스칼렛 위치의 세뇌 또는 환각을 일으키는 것은 어떤 원리일까? 현실에서도 거대 개미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 그루트가 몸을 자유자재로 성장 혹은 회복시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임 스톤의 원리는?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비밀은? 아이언맨의 동력로에 숨겨진 비밀은? 타노스의 핑거스냅은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까? 이 책에는 이 모든 질문의 해답이 다 들어 있다! 


맨티스는 안테나를 통해 흐르는 전류와 변화하는 페로몬을 감지, 상대방의 정서 상태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에 특유의 공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스칼렛 위치의 세뇌 또는 환각은 오로지 자기장을 형성하고 전류를 움직일 수 있으며, 뇌와 관련돼 신경학 지식이 박사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뛰어나다면 가능하다. 그루트의 능력은 빠르게 분열 가능한 조직이 몸 곳곳에 퍼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토니 스타크의 나노 장비의 기본 단위는 나노 세포 수백만 개로 이루어진 나노 로봇이고, 스파이더맨의 웹 슈터와 직접 만들었다는 거미줄은 고등학생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믿기 어려운 것이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은 짧게 보면 이득일지 모르나, 결국 개체 수가 늘어나 종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먹이사슬이 파괴돼 집단 멸종을 하게 만들 게 틀림없다. 토니 스타크가 사막 한복판 고철 더미에서 만들었던 동력로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파편을 제거했더라면 중금속 중독 증상 예방도 가능했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나는 마블 코믹스나 마블 영화의 팬이 아니다. 영화 개봉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지도, 영화 속 숨겨진 떡밥을 찾고 몇 번씩 돌려보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참 운 좋게도 마블을 줄줄이 꿰고 있는 마블 덕후가 내 주위에 있어 간접적으로 마블 히어로들과 영화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두가 궁금했을 한 가지 질문이 문득 떠올랐다. 이 모든 게 실제로도 가능한 일일까? 이 책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었지만, 가장 놀라웠던 것은 마블의 세계관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고, 훨씬 더 과학적이었던 마블 히어로들과 그들의 능력. 


마블을 사랑하고, 마블 히어로들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나보다 훨씬 더 <마블이 설계한 사소하고 위대한 과학>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난 확신한다. 작은 생각에서부터 시작되고 탄생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지고, 그 세계관에 사람들이 열광한 나머지 과학적인 분석까지 나오다니. 전혀 과학적인 분석을 예상하지 못했던 나에겐 꽤나 충격이었지만, 확실히 영화보다는 현실감 있었던 이 책. 마블 회사에서 승인이나 허가를 받지 않은 비공식 출판물이라지만 정말 그럴듯했다. 읽는 내내 마블 영화를 정주행해야 할까, 고민할 정도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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