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벌 그림이 스케치가 되고 스케치가 유화가 되듯, 최초의 모호한 생각을 다듬어감에 따라 그리고 덧없이 지나가는 최초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감에 따라 그 목표는 더 명확해질 것이고, 느리지만 확실하게 성취되는 것이 아닐까. 나에게 있어서 고흐는 독보적이고 인상적인 화가였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나 알아볼 수 있는, 자신만의 확실한 색을 가지고 있는 화가, 고흐. 생전에 단 한 점의 유화만 팔았다는 이야기, 동생인 테오가 그를 지지했고 경제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한 전시에서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화가이기 전에 그림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고, 사람을 사랑했고, 자신감 충만했던 인간 고흐의 삶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사랑 없이는 살 수 없고, 살지 않을 것이고, 살아서도 안 된다.
내 목표를 이루는 건 지독하게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내 눈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고흐의 그림은 환영받지 못했다. 그는 불우했고, 가난했으며, 사람들의 인정과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고흐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림을 생각할 때 그의 열정은 활활 타올랐고, 심장은 뜨겁게 들끓곤 했다. 그림을 끈질기게도 사랑했다.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고흐는 자신감과 열정이 가득한 자신을 표현했다. 위대한 일은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을 때 이룰 수 있다. 결코 우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고흐의 진심이 가득 담긴 그림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그림은 결코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