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닮은 너에게 애뽈의 숲소녀 일기
애뽈(주소진)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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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봄의 숲. 바삐 움직이던 걸음을 멈추고 숲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아요. 애뽈 작가의 신작 <숲을 닮은 너에게> 속 한 구절이다. 이 구절로 아마 작가가 왜 <숲을 닮은 너에게>를 쓰게 되었는지, 그리고 쓰기로 했는지가 설명될 것이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숨 돌릴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과 그림을 통해서라도 ‘잠시’ 숨 고를 시간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그 마음이 글과 그림을 통해서 나에게로 전달되었다. 그 따뜻한 마음씨가 고마워서 <숲을 닮은 너에게>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앞만 보며 바삐 걷기보다 길가에 핀 민들레를 보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런 여유가 필요한 때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애뽈 작가의 말이었으니까. 


겪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일도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도 있어서 그저 아니다 싶으면 돌아가면 되는걸요.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좌절하지 말아요. <숲을 닮은 너에게>는 애뽈 작가가 세상과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숲소녀’라는 가상 인물의 입을 빌려 전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니 숲소녀가 철학자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어린 왕자나 빨강머리 앤과 같은 주인공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셋 다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갔다는 것, 그리고 명언들을 나누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던 걸까. 그곳에 가기 위한 과정들도 한 걸음, 한 걸음 의미가 있다는 걸요. 이런 것들을 벌써 알고 있다니, 아마 어린 왕자와 숲소녀 그리고 앤이 만났다면 서로 공감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까. 


발길에 채는 돌멩이 하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 같아 보이는걸요. 일상 속의 아름다움을 알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해 하며 기뻐하는 숲소녀를 보는 내내 마음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일러스트에 따스한 감성까지 더해져 잊을 수 없는 사계절의 추억을 아름답게 담아낸 <숲을 닮은 너에게>. 특별함을 멀리서 찾지 말아요. 어쩌면 이런 사소한 행복이 쌓이고 쌓여 나만의 특별함이 되어가는걸요. 어쩌면 행복은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바로 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숲을 닮은 너에게>라는 책을 통해서, 숲소녀의 일기를 통해서 그 행복이 이미 나를 찾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애뽈 작가의 마음속에도 숲소녀가 있듯이, 너와 내 마음속에도 각자만의 숲소녀와 숲소년이 한 명쯤은 자리하고 있을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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