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
조성일 지음, 박지영 그림 / 팩토리나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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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만으로도
미소 짓게 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오늘,
그런 사람을 잃었다.

점점 자라면서 인간관계가 버겁고 힘들어짐을 느낀다.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것보다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 몇만 있는 걸
전부터 선호해 왔기 때문인 걸까.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맞는 친구를 떠나보내면
떠나보낼 때는 예상치도 못했던 엄청난 고통을
그렇게 나 홀로 감당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만남과 이별을 꺼린다.
아니, '두려워한다'가 맞는 표현일 것이다.

나는, 만남과 이별을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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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지만
너를 사랑했던 그때의 열정만은 지키고 싶어.

이제는 서먹해진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읽었다.
가을이고 새벽이라 평소보다 더 센치해진 어느 날,
갑자기 맞닥뜨린 
첫사랑을
뜬금없이 소환하기까지 하면서.

그런데 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사랑했던 그 때의 너는 지금 존재하지 않아도,
너무 많이 변해버려서 내가 좋아하던 네 모습은 이제 없어도,
그 당시에 좋아했던 순수한 모습과 그 추억만은
아직까지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

지금의 너는 좋아하지 않아도
내 기억 속에 오롯이 존재하는 그 당시의 너는,
아직까지도 좋아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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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마주칠 날이 있겠지만 다시 인사하고 싶지 않다.
내 첫사랑이자 가장 미운 사람아.
잘 지내라.

이별은 언제나 슬픈 법이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디테일이 덜해서, 그 분위기만을 이야기해서
더욱 더 몰입해 읽기 좋았던
'첫사랑 소환' '이별 소환' 에세이 
<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

이별을 막 겪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이별의 아픔과 상처가 약간이라도 무뎌진 다음에,
그 다음에 읽는 게 어떻겠냐고 추천하고 싶다.

잘 지낼게요.
아주 잘 지내고 있을게요.
오래 떨어져 있을 테니까
오래 잘 지낼게요.

그리고 '잘 지내고 있다'고,
보란듯이 '잘 사는 건' 어떻겠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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