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할게, 꼭 - 두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킨 한 통의 편지
케이틀린 알리피렌카 외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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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눈을 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엄청나게 큰 이 지구상에서, 그것도 거의 정 반대편에 친구가 생겼다(63). 꾸미는 것 좋아하고 예쁜 옷에 관심을 가지는 게 일상인 평범한 미국소녀 7학년 케이틀린. 학교 숙제로 펜팔 친구를 만들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발음하는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 짐바브웨(Zimbabwe)에 끌려 그렇게 첫 편지를 보내게 되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친구에게. 한편, 집안은 가난했지만 공부는 끝내주게 잘했던 덕분에 미국에서 온 첫 번째 편지를 받은 짐바브웨의 소년 마틴. 그렇게 두 아이는 서로에게 솔직한 편지를 적으며 우정을 이어나간다. 가식 없는 솔직한 편지로.


그전까지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137). 미국의 소녀는 짐바브웨의 소년에게 편지를 보내다가 서로의 다름을 깨닫게 되었다. 누구는 누리고, 누구는 누리지 못하는, 짐바브웨의 상황을 바라보자 소녀는 소년을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을 보낸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소년이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 시작은 한 통의 편지였고 소녀와 소년의 삶은 그렇게 바뀌기 시작했다.


순수한 두 아이의 마음과 노력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을 만들어냈다. 소년은 그토록 꿈꾸던 미국에서 돈을 걱정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 소녀는 소년과 편지를 주고받다 결정하게 된 진로를 착실히 수행해서 꿈을 이뤘다. 따뜻한 마음과 친절이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은 일, 서로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편지 한 통. 서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이 미국 전역을 울리고 희망을 안겼듯, <답장할게, 꼭>이 한국에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답장할게, 꼭>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친절과 진심을 가득 담은 편지 한 통의 힘을 믿는다고 말하는 미국의 소녀와 짐바브웨의 소년.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은 편지 한 통이었지만, 그 편지로 인해 두 사람의 인생은 아예 바뀌었다. 두 사람은 입 모아 말한다. 단 한 명이라도 책을 읽고 친절을 베풀기로 결심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고(465).


친절은 전염된다. 인생을 바꾼다. 내 인생도 바꿨다. 여러분에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473)? 읽기만 해도 마음 따뜻해지는 에세이, <답장할게, 꼭>. 대가 없는 친절과 사랑과 진심을 찾아보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한 줄기의 빛처럼 꽁꽁 얼은 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책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답장할게, 꼭>의 저자들은 성공했다. 적어도 나는 이 책을 읽고 친절을 베풀기로 결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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