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제프리 클루거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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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우주 비행사가 지구를 벗어났다. 달로 가는 사상 최초의 미션이 순탄하게, 제대로 시작됐다. 아폴로 8호의 비행은 순조로웠으나, 시작은 충격적이었다. NASA 우주 비행사로 몸담고 있던 공군 출신의 프랭크 보먼은, 원래 맡게 돼 있었던 임무에서 갑자기 생뚱맞은 ‘비행’을 하게 된다. 바로 아폴로 8호 비행. 달 궤도를 돌면서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대비한 임무였는데, 프랭크 보먼과 그와 함께 임무를 준비한 짐 러벨과 빌 앤더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6주. 모든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계획’이라며 철회를 요구했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던 위험한 비행을 프랭크 보먼은 수락한다. 해군에서든 NASA에서든, 비행사에게 비행 임무가 주어지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정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이 그의 임무였기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달 표면을 최초로 밟은 닐 암스트롱의 아폴로 11호와 극적으로 생존해 돌아온 아폴로 13호만이 강렬하게 새겨져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 실패한 수많은 비행들과 비극적이고 암울한 아폴로의 역사들은 잊혀 졌고, 성공적이었으나 ‘달 착륙’의 임팩트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진 아폴로 8호, 그리고 그 역사를 담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이 책은 프랭크 보먼, 짐 러벨, 그리고 빌 앤더스 뿐 아니라 아폴로 프로젝트와 그 전후 과정을 함께한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와 과거 문헌들을 참고해 만들어진 책으로, 딱딱한 정보들의 나열이 아닌 하나의 동영상이 재생되는 것처럼 생동감 있고 살아 숨 쉬는 이야기다.


왜 굳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을까, 하고 처음에는 의아했다. 사람들이 딱히 기억하지 못하는 아폴로 8호의 이야기인데다, 성공적인 면으로 보았을 때 ‘달 착륙’에 더 의의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시각 때문이다. 그런데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의 책장을 덮을 무렵에는, 왜 이 수식어가 붙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실패보다는 성공을,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사회 속에서, 명성이나 업적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8호 비행에 참가하게 될 경우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11호 탑승은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비행사 모두 다 알고 있었다- 위대한 진전을 위해 난관과 희생을 견뎌낸 이들의 노력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위대한 첫 발걸음을 떼었기 때문이다.


아폴로 8호는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인류가 늘 영향을 받으며 살아온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나 달의 중력권에 들어갔다. 때론 가장 연약해 보이는 발걸음이,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비행이, 달의 첫 발을 내딛는 우주 비행사를 만들고 성공적인 아폴로 11호의 달 탐사를 이끌어내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폴로 8호는 여실히 보여주었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진정성 있게 1960년대를 그려낸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8>. 누군가가 프랭크 보먼에게 보냈다는 그 전보가 마음에 와 닿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고마워요, 아폴로 8호. 당신들이 1968년을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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