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망토 - 스토리가 있는 입체 커팅 아트 터널북
송영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부터 나는 <빨간 모자>의 이야기를 좋아했다. 책마다 줄거리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고, 워낙 많이 듣고 읽은 탓에 내용을 줄줄 외워버릴 만큼. 학교에서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을 때, <빨간 모자>의 이야기로 구연동화를 한 기억까지 난다. 아, 물론 지금은 다 잊어버렸지만. 돌이켜보니 어린 시절의 참 많은 순간들을 <빨간 모자>라는 책과 이야기가 가득 물들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만드는 <빨간 모자>의 이야기를 꿈꾸게 됐다. 그리고 겁도 없이 입체 아트 커팅북 <빨간 망토>에 도전했다. 내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곰손’이라는 것을 완전히 망각한 채.


몇 가지의 장면을 아트 커팅북으로 만들고 내가 이야기를 덧붙여 만들어 낸다는 점이, 말만 바꾸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결말도 줄거리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니까 겁도 없이 도전했겠지. 오랜만에 칼을 들고 나서야 깨달았다. 환상과 현실은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빨간 망토>를 자르는 내내-비록 서툰 칼질에 종이가 군데군데 찢어지고, 마무리가 깔끔하게 되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동심을 찾았다고나 할까. 작은 것 하나에 기뻐하고 웃을 거리가 참 많았는데. 말 그대로 칼질 하나에 추억과, 칼질 하나에 그리움과, 칼질 하나에 회상을 안겨준 입체 아트 커팅북 <빨간 망토>.


애정이 깃든 책인데다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속도는 더뎠지만, 한 장을 완성하고 나니 뿌듯함이 몰려왔다. 정말 제대로 하면,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이 탄생할 거라는 예상도 할 수 있었다. 첫 술에 누가 배부를 수 있겠는가! <빨간 망토>와 칼질에 이제 익숙해졌으니, 완성된 <빨간 망토>도 얼마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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