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완전히 진 뒤에도 계속해서 나를 붙잡는 외숙모에게 반강제로 이별을 고하고 서점을 나왔다.
역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어슬렁어슬렁 걸었다.
밤기운이 서늘한 것이 조금은 싸늘했다. 가로등 불빛에내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 길 위를 쓸고 지나갔다.
보루 앞을 지나갈 때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쓸쓸한 밤길에 오렌지색 불빛이 반짝이는 카페를 보니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사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싶어졌다. 시계를 보니 아직 8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나는 빨려들어가듯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안은 늘 그렇듯 밤이 되어서도 활기가 넘쳤다. 손님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차분한 피아노곡에 섞여서 입구에 선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카운터석 너머로 익숙한모습이 보였다. 땅딸막한 등판과 반들반들한 머리의 남자는 사부 씨가 틀림없었다. 스보루 사장님과 이야기 삼매겁에 빠져 있었다. 내 존재를 알아차리자 그는 크게 손짓하며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