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이 박물관에 오는 것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오늘은 서울맹학교에서 박물관에 왔다.
헬렌 켈러가 3일간 눈을 뜰 수 있다면 둘째 날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겠다고 하지 않던가.
박물관의 첫 번째 목적이 ‘관람’인데, 그들은 주요 목적을 잃은 체 찾아왔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들에게 ‘지금 앞에 보이는 유물은’이라는 말로 항상 설명하는 버릇부터 신경써야했고,
머릿속에 3D로 구현되듯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했다.
일반인들에게 설명할 때는 그들은 나와 눈을 마주치며 설명을 듣지만,
나는 맹인들의 귀와 눈을 마주쳤다.
그들에게 귀는 눈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라디오가 아닌 ‘컬러TV’가 되어야 했다. — 국립중앙박물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