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도 언젠가 잊혀질 거야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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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카야는 교복 입은 학생들의 무리 중에 꼭 한 두 명은 있을 법한, 세상이 시시하고 의미가 없지만 죽음을 선택하는 것조차 귀찮게 생각하는 15살이다.

방안에 틀어박혀 가족들에게 불필요한 걱정과 관심을 받는다는 것을 안 후로 가족들에게서 도망치려고 자연을 상대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오래된 시골길에 방치되어 있는 버스 정류장 대기실까지 달려서 새까만 어둠과 시시한 밖을 다른 세계처럼 느끼며 혹시, 자신을 데리러 와줄지 모르는 특별한 어떤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대기실에서 깜박 잠이 든 날 밤, 놀라 일어나서 시간을 보며 열여섯 살이 된 것을 깨닫는 그 순간, 목소리가 들린다.

​

"매번 어디에 가?"

​

정말 두렵고 고민이 되었지만, 매일 무엇을 바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는지를 생각하며, 크게 숨을 들이쉬며 그 목소리를 향해 눈을 들어 본다.

눈과 같은 두 개의 빛과 손발톱과 같은 스무 개의 빛이 보인다. 형상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는 들리고, 모든 말을 알아듣지도 못한다.

상대방은 카야의 모든 것이 보이고, 들리고, 아는 거 같다.

그녀의 언어를 다 듣지 못하는 카야는 그녀에게 치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서로 다른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대기실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더 많은 연결고리를 찾고 싶지만, 단지 두 사람이 연결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매일 같이 지루하고 갈증을 느끼는 카야는 치카와의 만남을 통해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뭔가를 얻고 싶어 하지만, 목적을 이루기도 전에 먼저 마음이 움직였고, 몸이 움직였다.

치카의 집이 전쟁으로 무너져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할 때, 치카의 세상에 있는 사이렌이 고장 난다면, 전쟁을 멈출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카야는 믿음으로 학교에 있는 종을 도끼로 휘둘러 버린다.

서로 다른 생물이라는 것을 알아가면 갈수록 카야의 마음은 치카에게 집착하게 되고 그녀가 또 다른 누군가와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안 순간, 카야는 흔들린다. 그 후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치카를 기다리며 죽어버릴 것 같은 감정으로 괴로워하지만, 사람은 감정으로 죽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는다.

카야는 그 상태로 어른이 되고,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지만 인사 한 번 제대로 한 적 없는 사이토를 만나 겹겹이 쌓은 우연과 인연을 만들며 교제를 시작하고 결혼을 생각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면서 사이토를 밀어낸다.

카야는 치카를 다시 찾고 싶었고, 필사적으로 지키고 싶었던 마음의 전부가 과거의 추억이었고,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었고, 잊어도 된다는 사실을 사이토를 통해서 알게 되면서 찾아온 돌풍에 몸부림을 친 후 사이토의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의 인생이 치카 덕분이라고 여기며 그녀를 절대로 잊으면 안 되는 특별함으로 품고 있었던 카야의 온몸에 돌풍이 불었다. 그 돌풍은 치카가 과거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에 찾아온 진짜 돌풍이었다. 카야는 그 돌풍을 통해서 성장하게 된다.

문제가 일어나거나 성가신 것이 싫어서 성실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짓의 삶을 사는 카야가 자신에게 진심을 다하고 사이토에게도 마음을 다 할 수 있게 되는,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아름답고 존귀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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