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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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나무 숲 양조장집>은 흐름이 완벽하다. 긴 서술로 분량을 채우거나, 허술하게 이어가는 감정선이나,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이 없다.

후반부까지 자극적이거나, 동정심을 유발하지 않고, 감정의 흐름을 움직이는 매력적인 상황 전개를 선보인다.

<대나무숲 양조장집>의 작가 도다 준코는 천재이거나 그의 머릿속은 4D 일 것 같다.

긴카는 매춘부였으며 병적 도벽이 있는 엄마인 미노리와, 미노리 때문에 평생 살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남편과 살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야마오 가문의 가풍을 그대로 이어받아 스즈메 양조장의 당주가 된다.

아빠의 여동생인 사쿠라코는 밖으로 돌다가, 쌍둥이를 데리고 나타나서는 긴카에게 맡기고 떠난다. 그녀는 엄마 다즈코가 사랑했던 연인과 다시 만났을 때 만들어진 불륜의 증거이다.

나오타카에게 좌부동자가 보인다면 마음을 잡고 양조장 일을 할 것으로 믿은 오하라 도지의 좌부동자 계획은 나오타카의 눈에 보여야 했던 좌부동자가 긴카의 눈에 보이게 되면서 실패한다. 그날 숨겨왔던 의붓자식의 비밀이 밝혀지고 절망한 나오타카와 오하라는 사라졌다.

다즈코는 본인이 죽음으로 몰고 가고, 다즈코의 어머니가 죽인, 다즈코 아버지가 밖에서 데리고 온 아이 나오타카를 좌부동자라는 수호신으로 만들어, 감나무를 내어주며 자신의 인생을 거짓과 은폐로 도배한다.

이른 아침 지진으로 벽에 걸었던 '먹보 소녀' 그림이 바닥에 떨어지던 날, 양조장의 대들보와 천장 사이에 있던 고토지가 발견되고, 이 고토지가 다즈코의 숨겨왔던 과거에 대한 진실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자네는 자네 자신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마음에 두고 끙끙 앓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양조장에는 그런 일쯤은 큰일도 아니야, 나도, 어머니도 살인자니까." 441p

미노니는 나오타카가 살아 있을 때에도 꿈속을 사는 듯 둥실둥실 떠다니며 오로지 나오타카의 음식에만 집중했고, 그가 떠난 후에도 그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며 다른 세상 사람처럼 살고 있다.

긴카에게는 미노니 때문에 오해받았던 지난 시간들의 상처가 남아 있었지만, 고아인 미노니가 온 힘을 다해 이상적인 가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요리 공책을 보며 가슴이 뭉개지는 것처럼 아파오고 쉼을 쉴 수 없으며 눈물이 넘쳐흐른다.

<대나무 숲 양조장집>은 야마오 가문의 어두움과 절망을 의붓자식인 긴카의 강인함으로 새롭게 세워나가는 눈물과 감동의 가족 소설이다.

"제 핏줄이 아닌 아이를 돌보는 건 야마오 가문의 전통이에요. 다즈코 씨도, 아빠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저를 돌봐주셨잖아요. 저도 야마오 가문의 가풍을 그대로 이어받았는걸요. " 3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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