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언어가 될 때 ㅣ 채석장 그라운드 시리즈
이소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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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참 잘 지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떤 경험이 어떤 언어로 표현되었을까?라는 궁금증도 갖게 되었다.

아빠 회사에서 지급되는 전액 장학금으로 인해,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강박도 없이 대학 생활을 즐기고, 국가 장학금이 뭔지, 학자금 대출이 뭔지, 아르바이트가 뭔지 모르며, 오로지 술자리의 한가함과 여유를 누리며 대학 시절을 보낸다.

석사 논문을 쓰면서, 그제야 아빠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고, 2교대 근무와 주말 근무가 있었고, 쉬는 날에도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출근을 하는 삶을 살면서 연봉 1억의 위엄을 알게 된다.

어렸을 때는 본인만 예뻐야 하고, 누군가에게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고, 모든 것을 가져야 했으며, 자주 짜증을 부리는, 철저히 자신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을 산다.

새 학기가 시작할 때는 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지만, 자신을 떠나가는 일이 반복되고 나서야, 이 세상에는 자신보다 똑똑하고 예쁜 사람들이 많고, 늘 그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들의 마음과 행동을 닮아간다.

자신이 사는 연립주택 1층에, 쓰레기통을 뒤지며 음식물을 먹는 혐오하는 고양이가 똥을 사는 것이 싫어서,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에게 고양이가 똥을 사지 않는 방법을 알려달라며, 결국 물에 후추를 뿌려서 뿌려보라는 말까지 받아낸다.

이제는 강아지 소기를 기른 후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동물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찌 생각하면서 마음의 아픔을 느끼는 사람으로 변화되었고, 육류 섭취도 줄인다.

글쓴이가 스스로도 말하고 있듯이, 이 글은 자신의 과거를 헤집으면서, 자신의 무지와 폭력과 마주하기 싫었던 모습을 반추하면서 썼다고 한다.

귀하게 자라 철없는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성학을 전공하고, 기존 노동 연구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여성들과 여성들 사이의 차이에 주목하며 노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니, 진정으로 철들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글을 통해서 타인의 고통과 삶을 알아가며 덜 아픈 방식으로 바꿔 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싶어 하는 글쓴이는, 정말 귀하고 아름다운 여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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