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고 기특한 불행 - 카피라이터 오지윤 산문집
오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평점 :
책 받고 표지 보며 뭐지? 빠진 건가? 수영 자세는 아니고 남자? 여자? 바다 맞아? 동굴 속에 있는... 뭐 온갖 생각을 다하게 하는 아주 독특한 사진을 한참을 보고 또 봤네.

책장을 넘겨 첫 번째 파트를 읽는데,
"난 네게 반했어~" 울라 울라
"난 네게 반했어~" 으싸으싸
"이 집 글 맛집이네~"
"오~ 노출 하나도 없는데 아주 완벽한 핏이 보여!"
라는 마음의 고백이 줄줄 흘러나왔다.
지극히 평면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을 아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으나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하거나 내가 갖고 있는 단어의 한계가 들통날 것만 같다.
국문과? 카피라이터? 재능? 주체적 자유? 중학교 때부터 글쓰기가 재미있었고 지금도 재미있고 할머니가 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것을 보니 아마도 타고난 것 같기도 하다.
통계 분석 그래프 중에서 여러가지 항목이 아주 균일하게 평균값을 뛰어 넘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과 같은 느낌의 글이다.
알맞은 자기 노출, 적당한 질타와 자랑, 적당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타인들과 가족의 역사가 있고 여러가지 의문과 부정과 정의와 상상이 과학스럽고 수학스럽게 멋지고 정확하게 장착되어 있다.
뭐 이렇게 말이 많지만... 사실 글에 반했다. 너무 잘 썼다. 산문 이렇게 쓰는 거구나 에세이란 이런 것이지 확실히 다르다며 무릎을 치며 오래도록 천천히 읽었다. 같은 책을 이틀씩 붙잡고 있는 엄마를 보는 둘째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다.
작가의 친구가 "진짜 선비들은 망하는 시대인 것 같아. 조용히 묵묵히 선비처럼 살면 안 돼. 기회를 원한다면 나대야 해"라고 말하던데, 오지윤 작가님 좀 더 나대야겠네 라는 생각을 깊이 했다.
특별하게 선택받은 단어들이 기가 막힌다. 기가 막히게 좋다. 문장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타났을까라며 책을 다시 살폈더니 제9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네. 브런치에 들락거리지 않는 나만 몰랐네. 이런...

아직 노란 염색머리에 에코백에 나이키만 신고 다닌다는데 어딘가에서 만났다면 서로에게 전혀 관심 갖지 않았을 것 같이 서로 다른 성향이라는 것이 글 속에 구구절절이 표현되어 있지만 그녀의 글은 이틀이나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을 만큼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 먼저 브런치부터 가야겠다.
"난 네게 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