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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아저씨
김은주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평점 :

다연은 전국 육상 선수권대회 여자 100m 전체 2위를 차지하고 국가 대표 상비군이자 고교 랭킹 1위 선수가 세운 기록보다 앞선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전국 체전 예선에서 5m를 남겨두고 트랙 위로 고꾸라져 바닥을 굴렀다. 왼쪽 발목이 아주 깔끔하게 부러진 것이다.
다연의 가족은 종합병원 응급실 10년 차 간호사이고 외할머니는 팥빙수와 단팥죽을 파는 가게를 운영한다. 이혼한 아빠는 프로야구 선수였다. 2군과 1군을 급격하게 오르내리다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가서는 더 이상 1군에 올라가지 못했다.
다연이가 병원에 있는 동안 육상부 부원들은 매일 돌아가며 찾아왔고 응원했고 운동화도 선물했다. 다연은 그들을 동지라고 생각했고 재활을 할 때도 운동장에 가서 그들을 응원했다. 같이 전국 중,고 육상경기에 나가기 위해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던 날 체육관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을 때 화장실에서 자신을 욕하는 동지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날부터 부상이 완벽하게 낫고도 다시 달릴 수 없게 되었다.
지겹도록 추운 겨울날 편의점에서 핫바와 컵라면을 사들고 한강 공원 벤치에 안아 있을 때 비둘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핫바 한 입만 달라는 비둘기의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그 후로부터 쭉 한강 공원에 가서 40대 아저씨 같은 구구의 수다를 듣게 되고 그 시간이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시간들이 되어갔다.
다연이가 달릴 수 없는 이유를 잘 아는 엄마는 다연을 위해 홍콩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지만 병원 일정이 생겨서 갈 수 없게 되고 실망한 다연이가 버스에서 졸다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친 후에 급히 내리면서 휴대폰을 버스에 두고 내린다. 그 휴대폰에는 육상을 시작할 때부터의 모든 기록이 저장되어 있고 유망주 선배도 국가대표 상비군도 세우지 못한 다연의 화려한 기록과 아빠와 같이 찍은 가족사진까지 다연의 모든 것이 저장되어 있다.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알아본 결과 그 폰은 이미 벌써 멀리 떠났고 대리점에 가서 위치를 추적해 보니 빨간 핀은 서해바다에 박혀 있었고 대리점 직원은 얄밉게도 홍콩으로 가고 있다며 절대로 찾지 못할 것이라고 또박 또박 말해준다. 이때 구구가 엄마가 예매해 둔 홍콩행 비행기 표는 아직 취소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다연은 홍콩으로 휴대폰을 찾으러 가고 구구는 그의 평생 꿈인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서 함께 홍콩으로 가기로 한다.
구구와 함께 홍콩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지하철도 비행기도 배도 여러 가지 새로운 일을 겪고 헤쳐 나가면서 다연은 달릴 때만 행복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밟는 것보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것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킵 고잉 할 것이라고 다짐하게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keep going
새벽마다 계속 생각하는 말, keep going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 책 속의 주인공인 다연이도 깨달았다고 생각하니 다연이와 비슷한 나이에 있는 자녀를 두고 있는 나도 매우 기쁘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 또 그 일을 밀고 나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기는 것 너무 좋다.
이 책은 두 딸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